* 제목 : 의뢰인
* 출판사 : 시공사
* 저자 : 존 그리샴
* 독서기간 : 2018년 6월 18~20일
* 초판 연월일 : 2004년 5월 25일
* 독서후기
법정 스릴러의 대가인 존 그리샴의 작품이다. 1993년에 쓰여진 책이고 2004년에 우리나라에서 개정판이 출간되었다. 쓰여진지 20년도 훌쩍 지난 책을 이제서야 집어든다. 그동안 책 안 읽고 뭐했나 싶다.
책을 받아든 후 깜짝 놀랐다. 704페이지. 두툼한 웹스터 사전만한 책이 내 손에 들려졌다. 원래 두 권이었는데 하나로 합권했다고 한다. 저자의 서문도 없고 역자의 뒷풀이도 없다. 처음부터 사건으로 시작하여 하나의 사건이 종결되니, 책 한 권이다.
홀어머니와 함께 사는 열 두 살 소년 마크는 동생 리키와 함께 놀다가, 숲속에서 우연희 한 남자의 자살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주인공 마크와 함께 등장하는 변호사, 마피아, FBI, 마크의 엄마 등을 제외하면 모조리 단역에 가깝다. 하나의 사건에서 출발한 이야기를 끌고가는 역량이 놀랍다. 책을 읽자마다 절반 가까이 읽게 되는 글을 끌어가는 대가의 필력이 두려울 정도다.
저자 존 그리샴은 법정 스릴러만을 주로 집필한다. 전직 변호사이기도 한 그로서는 최적의 카테고리를 선택한 셈이다. 치열한 법정 다툼이 책의 재미인만큼, 다양한 공수를 주고 받는 것에 집중하며 읽어야 한다. 무릇 베스트셀러 작가는 나름의 기법을 가지고 있다. 누구는 빠른 플롯으로 마치 미드를 넘겨보는 것처럼 후다닥 지나치게 하고, 누구는 주인공의 심리상태를 낱낱이 드러내어 깊숙하게 감추어진 진실을 제 3자인 독자가 들여다 보게 만든다. 존 그리샴은 그와 달리 주인공의 심리에는 별 관심이 없다. 누군가를 묘사할 때 그저 자세히 소개하는 정도의 수 페이지를 할애하고 나면 주인공들의 심리나 감정에 대해서는 별로 건드리지 않는다. 대신 순간의 상황을 그림을 그려 설명하듯 자세하게 보여준다. 영화를 보는 것처럼 느껴진다면 저자의 기대에 부응하는 셈이다. 내가 독서를 할 때는 의미있는 구절을 인용하여 독서후기에 남기는데 이 책에서는 그러한 의미있는 구절을 찾지 못했다. 문학성으로 승부를 보는 것은 존 그리샴의 스타일이 아니다.
‘존 그리샴’이라 외치면 ‘의뢰인'이라 답할 정도로 저자의 대표작이다.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는 말 외에는 다른 생각이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강한 임팩트를 받았다. <사기꾼>과 같은 반전에 또 반전이 이어지는 작품은 아니다. 법정 스릴러에 처음 도전하는 독자에게 가장 먼저 추천하는 책이다. 초여름의 더위를 시원하게 날려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