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사라진 배심원 (Runaway Jury)
* 출판사 : 시공사
* 저자 : 존 그리샴
* 독서기간 : 2018년 6월 25~30일
* 초판 연월일 : 1997년 1월 31일
* 독서후기
담배회사를 상대로 한 수백만 달러가 걸린 소송전이다. <사라진 배심원>이라는 영화의 원작소설인데 영화에서는 담배회사가 아닌 무기제조사를 상대로 소송이 진행된다. 존 그리샴의 대표작 중 하나라서 기대감을 안고 책을 읽어나갔다.
존 그리샴의 다른 작품에 비해 읽어가는 속도가 매우 느리다. 긴박함이 싱대적으로 부족하고 복잡한 플롯이 척 안겨오지 않는다. 배심원 때문이다. 우리나라 사법제도에서는 익숙하지 않은 배심원 제도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니 현실감이 떨어진다. 물론 다양한 법정 드라마나 영화에서 다양한 배심원을 만나 보았다. 배심원을 다룬 대부분의 영화가 재미지다는 평가를 받는 데 이는 배심원 사이에서 벌어지는 보이지 않는 머리싸움 때문이다. 보통은 주인공이 엉성한 증거를 뒤집거나 특이로운 시각으로 문제를 재해석하는 명석함이 영화를 재미로 이끈다.
한편 이 책에서는 배심원의 책략과 주인공의 활약이 느껴지지 않는 것은 배심원 사이의 문제가 아닌, 선량한 배심원을 상대로 한 온갖 음모와 부패한 매수 전략을 이 책의 소재로 삼았기 때문이다.
“그래요. 나는 돈 때문에 이 일을 하는 거예요. 피치. 니콜라스가 배심원이 된 것도 다 우리 계획이에요. 우리는 이 순간을 위해 일해 왔어요. 재판에 참가하는 모두가 부패했기 때문에 우리 계획은 효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죠. 당신은 부패했어요. 당신 의뢰인들오 부패했어요. 내 파트너와 나도 부패했어요. 부패했지만 똑똑하죠. 우리는 들키지 않는 방법으로 이 체제를 오염시키고 있어요.” (p.518)
언제나처럼 글의 말미는 반전이 펼쳐진다. 마리의 계획은 돈이 아닌 다른 목적이 있는 등 여러 반전이 마지막 몇 페이지에 재미를 주지만 이미 독서에서 잔뜩 지친 후에 펼쳐지는 반전이다.
날카로운 현실감각이 돋보이는 존 그리샴의 작품이라 평가받지만 조금 멀게 느껴지는 것은 내게만 국한된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