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이름 : 방각본 살인 사건 (총 2권) - 백탑파 그 첫 번째 이야기
* 출판사 : 황금가지
* 저자 : 김탁환
* 독서기간 : 2005년 10월 29~30일
* 초판 연월일 : 2003년 7월 15일
방각본이라는 단어도 어렵거니와 살인 사건이라는 단어도 매력적이지는 않다. 백탑파 그 첫 번째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이 작품이 출간된 것은 2003년. 이후 2년이 지난 2005년에 백탑파 그 두 번째 이야기가 출간되었다. 2년만에 백탑파 시리즈의 명맥이 이어졌으며 세 번째 이야기는 2007년에 출간될 것이라는 예고편을 날린 바 있다.
백탑파 첫 번째 이야기인 이 작품을 나는 두 번째 이야기인 [열녀문의 비밀]을 탐독한 이후에야 찾게 된다. [열녀문의 비밀]에서 미처 풀지 못한 배경을 알고 싶은 호기심이 강하게 발동한 탓이다. 덕분에 이제서야 읽게 된 백탑파의 첫 번째 이야기는 다른 독자들보다 훨씬 재미있게 읽지 않았나 생각한다. [열녀문의 비밀] 초두에 잠깐 언급되는 주인공의 사랑이야기를 [방각본 살인 사건]에서 이해할 수 있었고 백탑서생들의 만남과 여러 주인공들의 인연과 강점을 세세하게 조명할 수 있었다. [열녀문의 비밀]과 [방각본 살인 사건]을 한 통에 넣고 흔들어 마시는 느낌이다.
[열녀문의 비밀]에서 느꼈던 역사와의 단절된 나를 [방각본 살인 사건]에서는 좁힐 수 있었다. 이미 두 번째 이야기에서 많은 학습이 있었기도 하거니와 백탑파 첫 번째 이야기로 향후 10년간 이 소재를 주목하겠다는 저자의 말이 있어 자연스럽게 백탑파에 대한 역사적 배경 설명이 자세할 수 밖에 없어서이다.
추리소설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두 번째 이야기와 첫 번째 이야기 사이에는 많은 간격이 있다. 두 번째 이야기는 - 그래도 아쉽기는 하지만 - 추리소설이라면 면에서 많이 추리의 방법이나 해설이 다듬어진 반면 첫 번째 이야기인 [방각본 살인사건]에서는 주인공의 부각을 위해 지나치게 추리소설의 명쾌함과 해결안이 즉흥적이다.
정조 즉위 2년째인 1778년에 시작된 이 소설은 역사소설이라는 관점에서도 특이하다. 백탑 서생들의 이야기도 흥미롭지만 다른 군주와는 달리 문화 르네상스와 정치 르레상스를 지향하던 정조시대의 역사관과 그 반발에 대한 조명도 흥미롭다. 이러한 느낌은 책의 말미에 언급된 저자의 주장대로 이 소설을 쓰면서 386세대의 아픔과 고뇌를 그렸다는 아련함이 함께 느껴진다.
벌써 백탑파 그 세 번째 이야기가 출간될 2007년이 기다려진다.
단정하고 아름다운 문체로 기억과 자료를 가로지르며 삶을 탐험하는 소설가 김탁환(金琸桓)은 1968년 10월 27일, 군항제로 유명한 경상남도 진해에서 태어났다. 창원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1987년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 진학하였고, 1989년에는 대학문학상 평론 부문에 「길안에서의 겹쳐보기-장정일론」으로 당선되었다.
학부 시절 '문학예술연구회(약칭 문예연)'에서 동아리 활동을 했다. 1991년 대학원에 진학하여 고전소설을 공부하면서 틈틈이 시와 소설을 습작하였고, 1992년부터 1993년까지 노동문학회 '건설'에서 활동했다. 1993년 동대학원 박사과정에 진학하였고첫 장편(미발표)을 탈고했다.
1994년에는 민수경씨와 결혼했고, 같은 해 '상상' 여름호에 「동아시아 소설의 힘」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비평활동을 시작했다. 1994년 겨울부터 '상상' 편집위원으로 참여하여 1996년 여름까지 문학평론 일곱 편을 연이어 발표하였다.
박사과정을 수료하는 것과 동시에 해군사관학교 교수요원으로 발탁되어 사회인문학처 국어교수를 지냈고, 그 후 한남대학교 문예창작가학과 조교수, 건양대학교 문학영상정보학부 전임강사를 지냈으며, 현재 KAIST 문화기술대학원 교수로 스토리텔링을 가르치고 있다.
<혜초>, <리심, 파리의 조선 궁녀>, <방각본 살인 사건>, <열녀문의 비밀>, <열하광인>, <허균, 최후의 19일>, <불멸의 이순신>, <나, 황진이>, <서러워라, 잊혀진다는 것은>, <압록강>, <독도평전> 등 치밀한 사상사적 연구가 바탕이 된 장편소설을 발표했다. 이 밖에 소설집 <진해 벚꽃>, 문학비평집 <소설 중독> <진정성 너머의 세계> <한국 소설 창작 방법 연구> <김탁환의 독서열전> <김탁환의 쉐이크> 등을 출간했다. <불멸의 이순신>은 KBS에서 대하드라마로 제작방영 되어 인기를 모았다.
방대한 자료조사와 치밀하고 정확한 고증으로 한국 역사 소설에 새 바람을 일으킨 작가 김탁환의 신작 소설. 이번엔 우리 역사상 가장 흥미로운 시기 중 하나인 18세기 말, 정조 치세를 배경으로 박지원, 홍대용, 박제가, 이덕무, 유득공 등 젊은 실학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추리 소설 형식의 흥미로운 작품을 내놨다.
이야기는 정조의 즉위 2년째인 1778년에 시작된다. 이명방은 약관의 나이에 의금부 도사의 직책을 맡고 있는 엘리트. 장안을 어지럽힌 연쇄 살인 사건을 수사하던 중, 현장에 있던 소설책에서 단서를 잡아 당대 인기 최고의 매설(소설)가 청운몽을 붙잡아 능지처참한다. 그러나 백탑 서생들과의 첫 만남을 통해 청운몽이 범인이 아니란 지적을 당하고, 아니나 다를까 살인은 계속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