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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최고경영자·임원·기술자 등 고급·전문인력을 이들을 필요로 하는 업체에 소개해 주는 것으로 이런 일을 하는 회사를 '서치펌(search firm)'이라 하고, 이런 일에 종사하는 민간 소개업자들을 '헤드헌터(head hunter)'라고 하는데 이들은 대개 서치펌에 소속되어 있다.
1929년 미국에서 대공황의 여파로 실업이 사회문제로 대두된 시기에 처음 등장했으며, 점차 활동영역이 세분화되어 변호사·의사·회계사 심지어 공무원 채용까지 헤드헌터에게 의뢰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1980년대 중반에 처음 소개되었으며, 1997년 9월 노동부가 연봉 20% 이내의 수수료를 받고 합법적으로 영업할 수 있도록 하여 현재 수 백의 업체가 활동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최대 10만 명까지 인력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해 놓고 원하는 부문에 가장 적합한 인물을 채용할 수 있도록 연결시켜 줌으로써 인력활용도를 극대화하고 있다.
서치펌이나 헤드헌터의 정의와 현황이 정리되었다면, "업의 개념"에 대해서 좀 더 살펴보도록 하자. 헤드헌터의 수익모델은 어디에서 발생하는 것인가? 헤드헌터의 고객은 누구인가? 이력서를 들고 찾아 오는 전직 희망자들은 서치펌의 입장에서 고객이 결코 아니다. 서치펌의 기업 사명을 보면 대부분 다음과 같이 언급되어 있다.
"고객사가 원하는 최고의 인재를 가장 적합한 때에 가장 적합한 포지션으로 제공한다."
서치펌의 고객은 인력 채용을 의뢰하는 기업이며, 이력서와 함께 찾아오는 수 많은 전직 희망자는 상품에 불과하다. 상품의 가치평가를 정확히 산정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면접이나 구술시험 등을 거쳐 나름대로의 기준으로 상품의 가격이나 영업대상을 선정하고 인력DB의 한 레코드에 포지셔닝하게 된다. 즉 의뢰기업이 없으면 이력서도 무용지물이라는 계산이다. 헤드헌터의 업의 개념이 이러한데, 취업을 위해서 전직을 위해서 이력서를 들고 헤드헌터를 만나면서 자신의 고민이 빠른 시간 내 해결되기를 희망하는 것은 그야말로 순진한 사람이다. 헤드헌터는 전직 희망자의 고민을 덜어주는 인생상담자나 조력자가 아니다.
헤드헌터에게 환영받기 위해서는 나름대로의 게임의 법칙이 있다. 헤드헌터가 원하는 인재가 되기 전에는 헤드헌터를 가볍게 보지 않기를 바란다. 혹 내 이력서라면 헤드헌터가 반길만하다고 판단이 되는 독자라면, 일단 전직여부를 떠나서 가까운 서치펌을 방문해 보기를 권한다. 그리고 헤드헌터가 원하는 인재상과 독자의 현재가 얼마나 많은 갭이 있는 지 느낀 후에, 그리고 서러워서 집에 홀로 앉아 분에 떨며 눈물을 흘린 후에, 그제서야 독자의 몇 년 후는 지금보다 훨씬 더 아름다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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