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탁환 작가의 백탑파 시리즈 다섯 번째 이야기인 '대소설의 시대' 북리뷰이다. 영상미가 가득한 역사추리소설로 제격인 백탑파 시리즈의 롱런을 기대하고 응원한다.
- 제목 : 대소설의 시대 (총 2권)
- 출판사 : 민음사
- 저자 : 김탁환
- 독서기간 : 2021년 5월 25~27일
- 초판 연월일 : 2019년 5월 10일
- 먼저읽기 : 목격자들 - 조운선 침몰사건, 독서후기 (백탑파 네 번째 이야기)
백탑파 시리즈 다섯 번째 이야기가 출간되었다. 이로서 16년동안 총 5종 10권이 출간된 것. 우연히 마주한 백탑파 시리즈를 열독한 지 이제 반올림하면 20년이 되어간다. 영상미가 가득한 소설. 맛갈나는 문체의 소설을 읽어가는 재미가 남다르다. 프랑스에 기욤 뮈소가 있다면 우리나라에는 김탁환이 있다고 하면 과언일까?
이야기를 읽어가는 첫 순간은 낯설다. 그의 작품이 통상 그렇듯 역사적 배경을 이해하고 사건의 밑밥이 두둑이 뿌려지는 대목이다. 이 번에는 혜경궁 홍씨, 몇몇 공주, 필사 궁녀 등 18세기 대 소설의 시대를 배경으로 진행된다. 특이하게도 사건 정중앙에 위치한 행방불명된 대소설가 역시 노파이고 그 주변을 맴도는 딸을 포함한 많은 이가 여인들이다. 함께 모여 소설을 논하던 그들의 리그를 상상해 보라.
이번 작품 속에 소개되는 많은 소설 역시 여인의 삶을 다루는 내용이 허다하다. 자연스럽게 18세기 여인들의 희노애락을 엿볼 수 있다. 여인들의 갈망과 회환. 여인들의 처절함과 가문의 영속 등 소설과 여인들을 하나로 묶어 이야기를 풀어간다. 소설을 통해 소설 뒤의 사람들 시대상을 엿보는 재미.
어느 순간부터 이야기의 속도가 빨라진다. 충분히 뿌려진 밑밥 덕분에 이야기를 파고들수록 짜릿한 재미와 긴장감이 감돈다. 책을 놓기 어려운 몰입감을 안겨주며 사건이 해결되는데... 백탑파 시리즈는 역사추리소설이라 통칭한다면 딱 들어맞겠다.
이번 작품의 소재가 소설인지라 저자 김탁환이 생각하는 소설에 대한 생각이 가득하다. '소설이 자유롭기 위해서는 소설가도 자유로워야 한다는 것'(1권 p.122)이나 '소설에 제약이 어디 한 두 가지인가.' (1권 p.131)처럼 작품구성의 어려움을 설명하는 것이나 '온몸과 온 마음을 매일매일 아낌없이 내던지는 고된 작업!' (1권 p.262) 등 많은 고백이 녹아있다.
'나는 18세기 백탑파와 지내는 나날이 행복하다'는 저자의 고백처럼 (2권, p.318) 나 역시 저자의 백탑파 시리즈를 만나는 시간이 너무나도 행복하다. '안간힘의 서사를 계속 쓸 것'이라는 저자에게 박수와 기대를 흠껏 보낸다.
목격자들 - 조운선 침몰사건 (백탑파 네 번째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