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사랑을 찾아 돌아오다
* 출판사 : 밝은세상
* 저자 : 기욤 뮈소
* 독서기간 : 2018년 5월 11~13일
* 초판 연월일 : 2008년 10월 30일
* 독서후기
사랑과 시간여행. 이 소재를 다시 만나는 것이 이제 이상하지 않다. 저자의 전작에서 여러 다양한 상황의 시간여행을 만나게 되었다. 시간여행을 다루는 이처럼 다양한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이번 작품에서는 같은 날자를 세 차례 경험하는 시간여행이다. 다른 영화작품처럼 같은 날이 수 없이 반복되고 반복되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동일한 구조를 만날까 봐 걱정했지만 다행이 이런 패턴을 벗어나있다. 세 차례의 같은 날. 삼세판. 딱 적당하다.
기욤의 작품세계에서는 큰 차원이 두어개 중첩되는 구조를 자주 만난다. 첫번 째 차원은 사랑이다. 사랑의 대상은 작품마다 매 번 다르다. 하지만 농축된 사랑의 정도를 표현하는 것은 이 책에서 극대화되어 있다.
사랑은 불법 침입자처럼 갑자기 찾아온다. 한 순간, 그리고 더 이상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갑자기 모든 것이 시간 밖에, 규범 밖에 있다. 문득 삶이 더 이상 두렵지 않다. (p.200)
내 몸 속에서 생물학적 빅뱅이, 페로몬과 아드레날린의 칵테일이 폭발한다. 이제까지 살아온 삶의 절정, 앞으로 다시없을 내 삶의 절정, 맨 앞줄에 앉아서 듣는 모차르트 콘서트보다 더 좋은 것. (p.202)
내 삶은 당신으로 가득 차 있고, 당신에게 가 닿기를 바라면서 하루에도 몇 차례나 내 생각을 당신에게 보내고 있다는 걸 말이야. (p.297)
이 소설에서 만나는 다른 차원은 운명과 카르마에 대한 성찰과 모색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 에단이 주장하는 운명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인간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일을 바꿔보려는 시도 때문에 불행한 일이 발생하는 경우가 더러 있지요.” (p.233)
한편 주인공 에단은 전혀 반대의 주장을 설파하기도 한다. 그는 ‘인간의 유일한 존엄성은 조건에 맞서 부단하게 반항하는데 있다’고 한 알베르 까뮈의 말을 떠올린다. (p.293)
“실패와, 고통, 손실을 무릅쓰는 위험말이다. ... 행복을 실감하기 위해서는 먼저 고통을 경험해봐야 하는 거란다. 인간은 불행에 저항하는 노력을 통해 행복을 쟁취할 수 있으니까.” (p.218)
저자는 주인공 에단의 입을 통해 운명에 대한 상반된 해석을 내려 독자의 성찰을 기대한다. 사랑과 운명이라는 두 개의 차원이 중첩되면서 독자는 두 차원을 동시에 경험하게 된다. 해석의 범주가 넒어짐에 따라 독자의 상상력 역시 극대화되고 있다. 이 두 개의 차원을 연결해주는 고리는 ‘사소한 원인 하나가 뜻밖의 결과로 이어진다는’ (p.211) 카오스 이론이다.
두 차원을 카오스 이론으로 왕래하면서 저자는 슬쩍 그만의 해법을 제시한다. 똑같은 하루를 세 번 살게 된다면, 우리가 주인공 에단과 같은 입장에 선다면 우리의 차원을 어떻게 정복할 것인가?
“지금 당신이 똑같은 하루를 되풀이해 살고 있다면... 오늘이야말로 당신이 과거에 저지른 잘못된 선택들을 바로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군요.” (p.168)
“박사님은 어리석은 사람들에게 신경 쓰지 말라고 저를 설득하셨죠. 제 안에 지닌 힘을 꽃피우기만 하면 된다고 하셨죠.” (p.313)
두 차원을 왕래하면서 독자는 진한 사랑과 이별. 운명과 카르마. 선택의 순간을 경험한다. 가슴 에이는 회한을 느낀다면 오늘보다 내일이 더 나을 것이라 믿는다면 이 책을 제대로 읽은 셈이다. 삶은 때때로 포커 게임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좋지 않은 패를 받았더라도 마지막에 승리할 수 있는것이다. (P.3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