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진 모래시계 공원에 도착하여 점심을 해결하려고 주변을 둘러 보니 횟집 일색이다. "해안에는 모조리 회집만 있으라는 법 있나?"라고 스스로 조아려 본다. 무수한 횟집 사이로 특별한 메뉴를 선사하는 한 식당이 있었으니, 바로 "강릉초당두부"!
정동진 모래시계공원 앞에 위치한 ‘강릉초당두부’는 몸에 좋은 국산두부를 사용한 깊은 맛으로 승부하는 두부전문점이다. 두부전골, 순두부, 모두부, 두부구이 등 간편한 메뉴를 제공한다. 두부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뭐 하나 싫을 것이 없다. 순두부와 두부구이를 주문했다.
"우리 집 순두부는 하얀 순두부에요^^!"
순두부 백반과 두부 구이를 주문하니 주인장께서 전하는 첫 번째 말씀이다. 얼큰하게 준비된 순두부가 아니라 양념이 덜 되어 있는 순두부 백반을 기대하면서 과감하게 Go!
기다리는 동안 식당 내부를 살펴본다. 벽에는 100년 전통의 초당두부라는 현판이 거대하게 걸려 있다. 초당두부는 100년 이상의 전통을 가지고 있고 이 집은 1997년 문을 열었다고 한다.
초당두부의 기원은 다음과 같다. 16세기 중엽 초당 허엽(허균의 아버지)이 강릉 부사로 있을 때, 당시 관청 앞마당에 샘물의 물맛이 좋기로 이름 나서 이 물로 두부를 만들고 바닷물로 간을 맞추어 맛이 좋기로 소문이 났다. 그러자 허엽은 자신의 호를 붙여 초당 부부라 명명하였다.
강릉초당부부의 핵심 메뉴는 두부전골인데 쑥갓 팽이버섯 느타리버섯 호박 등 각종 야채에 순 국산재료 강릉초당두부를 넣어 만든 두부전골은 얼큰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한우의 뼈를 하룻동안 고아 만든 육수를 사용해 전골의 깊은 맛을 돕고 있다.
주문한 두부구이 역시 두부의 맛을 충분히 익힐 수 있도록 구운 듯 만 듯 생두부와 큰 차이가 없다. 담백한 맛, 산뜻한 맛이 살아 있는 두부에 김치를 곁들여 먹으니 맛이 그만이다.
드디어 두부찌개가 나온다. "하얀 순두부"라는 말이 무슨 말인지 그제서야 이해할 수 있다. 조금 순한 순두부 찌개 수준이 아닌 순두부 국에 더 가깝다. 싱거우면 간장에 간을 맞추라는 주인장의 말이 있기는 하지만, 사실 초당두부는 바닷물로 간수를 맞추어 더 이상의 간장을 더할 필요는 없다.
구수한 두부의 맛과 바닷물의 짠 맛이 적절히 더해져 강릉에서만 맛 볼 수 있는 초당두부의 진수를 맛보게 된다. 가족 혹은 연인과 나들이하기 좋은 계절에 요리와 분위기를 함께 누려봄이 어떨까 싶다.
* 식당명 : 강릉초당두부
* 위치 : 강원도 강릉시 정동진 모래시계 앞
* 전화번호 : 0333-644-5789
* 가격 : 7,000원 / 순두부 1인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