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곤의 작은 공간 큰 세상

무법자 (총 3권) 본문

독서후기

무법자 (총 3권)

시칠리아노 2005. 3. 28. 11:33
* 책이름 : 무법자 (총 3권)
* 출판사 : 팬덤
* 저자 : 이원호
* 독서기간 : 2005년 3월 26일
* 초판 연월일 : 2004년 11월 15일


* 저자소개 :
전북 전주에서 태어나 전북대학교를 졸업했다. ㈜백양에서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의 무역담당을 지내고, ㈜경세무역을 직접 경영했다. 1991년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지은 책으로 <밤의 대통령>(1992), <황제의 꿈>(1992), <영웅의 도시>(1996), <대통령>(1997), <계백>(1998) 등이 있다.

* 줄거리:
고등학생 신분으로 폭력조직을 리드했던 희대의 반항아 이길동. 여섯 차례나 퇴학과 전학을 반복했던 그가 서울의 명문 혁신고에 전학 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첫날부터 반항기와 카리스마를 뿜어대던 그는 혁신고를 휘어잡고 있던 폭력서클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떼로 덤벼드는 폭력서클 멤버들을 추풍낙엽처럼 날려버린 길동은 오랫동안 억눌려온 학생들 사이에서 일약 영웅으로 떠오른다. 그리고 학교 최고의 얼짱 나유미와 연인 사이로 발전한다. 하지만 길동은 폭력서클의 리더에 의해 형사고발 당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다가 결국 학교를 자퇴하고 미국으로 떠난다.

5년 후, 아프리카 시에라리온의 수도 프리타운. '세상과 만나고 싶다'는 목적으로 미군 해병대에 지원한 길동은 전 세계 분쟁지역을 떠돌며 반군 진압작전에 참전한다. 거만한 미군들로부터 '노랭이'라 불리는 수모를 감내하면서도, 길동은 탁월한 사격술과 격투기로 혁혁한 공을 세운다. 하지만 다이아몬드를 놓고 벌어진 암투에 말려들어 CIA를 등에 업은 미국계 폭력조직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고 만다.

길동은 나유미가 기다리고 있는 한국으로 돌아온다. 한 시절 그토록 도도했던 나유미는 풍비박산 난 집안의 생계를 짊어지고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던 참이다. 작은 분식집을 개업하기 위해 사채를 내어 쓴 것이 화근이 되어 그녀는 사채업자의 채근과 성폭행에 시달리고 있다. 길동은 인신매매 당할 위기에 처한 나유미를 구해내고, 둘 사이에는 사랑이 무르익기 시작한다.

한편 길동에게 빼앗긴 다이아몬드를 되찾기 위해 미국계 폭력조직이 한국에 잠입한다. 이어지는 총격전. 길동은 목숨을 건지지만, 현장에 같이 있던 나유미가 총상으로 인해 혼수상태에 빠진다. 이후 일본 폭력조직과 결탁해 밤의 세계를 지배하는 국일연합까지 사건에 개입하면서 길동은 최대의 위기를 맞게 되는데...

* 감상
도서대여점을 자주 방문하는 독자라면 이원호 작가를 모를 수가 없다. 국내 최고의 대중작가임을 자타가 공인하는 이원호 작품은 전국의 모든 도서대여점의 한 칸을 차지하고 있다. 가장 대중적인 작가이면서 가장 많은 작품을 펼쳐 내는 이원호 소설은 고정 독자층을 충분하게 확보하고 있고 그의 글쓰기는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원호 작가의 글의 특색은 빠른 글쓰기에 있다. 10여권의 장편을 매 월 1권씩 딱 10개월에 완간지은 적이 있으며 모 스포츠신문에 매일 글을 연재하기도 하는 작품들은 대부분이 장편이지만 수 페이지를 읽으면 사건 하나가 마무리되는 듯한 작은 연결고리의 끊임없는 전개이다. 이는 신문연재의 특성을 일부분 담고있다. 하루 하루의 조각난 작은 글이 재미있어야 다음 글을 찾게되는 특성을 여지없이 드러내고 있다.

이원호 작가의 가장 최근 작품인 무법자는 이러한 특성을 그대로 담아낸다. 2부까지의 기획을 고려하였으나 3권으로 마감하여 그 빠른 글쓰기의 템토가 이 작품에서는 더욱 빨라졌다. 3권에 이르러서는 책 한 권의 사건이 두어권 분량의 사건들이 겹쳐있어 3권만을 읽을때면 마치 수 권의 장편을 읽는 듯한 시간이 소요된다.

이원호 소설의 대부분이 그렇지만 [무법자]는 박봉성 만화를 읽어가는 느낌이다. 기업, 연애, SF, 활극, 복수 등 강한 남성의 환타지를 박봉성 만화가 그려내고 있다면 마찬가지로 이원호의 작품 역시 강한 남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기업, 활극, 복수, 전투 등을 그려내고 있다. 박봉성 만화가의 글쓰기 버젼이 이원호 작가라고 봐도 크게 느낌이 다르지 않을 것이다.

[무법자]에서 등장하는 주인공 이길동은 특히나 김홍신 작가의 [인간시장]을 떠올리게 한다. 내가 고등학교 시절 가장 즐겨 읽었던 작품이었던 [인간시장]과 같은 사회 부조리에 대한 복수와 주인공의 부의 축적, 강한 남성상을 2005년 이원호 작가의 [무법자]에서 찾아 낼 수 있다.

도서대여점 한 켠을 버젓이 차지하고 있는 이원호 작가의 많은 작품 수에 질려 그동안 엄두도 내지 못했던 독자라면 가장 최근에 출간되었고 또한 3권이라는 두껍지 않은 이 작품을 건드려 봄이 좋겠다. 재미와 빠른 템토, 간결하고 힘있는 문체 등 주말을 함께 보내기에 적절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