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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잡스와 애플의 미래
IT 산업의 변화로 산업 내의 열기가 뜨거워 지고 있다. IT산업의 대표주자 격인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가 물러났고 후임으로 스티브 잡스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는 팀 쿡이 자리를 넘겨 받았다. 애플의 위상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강한 반면 혁신적인 변화가 지속적으로 가능할 지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또한 구글이 모토롤라를 인수하면서 앞으로의 행보도 주목된다. IT 산업의 전망은 어찌 되는 것일까?

애플의 성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팀 쿡은 스티브 잡스의 오랜 병가 기간 동안 실질적이면서 성공적으로 애플을 이끌어 왔다.  2004년 7월 잡스가 암 종양 제거 수술을 받는 기간 동안, 2009년 1월 호르몬 불균형 치료를 위해 6개월 간 자리를 비우는 동안, 그리고 올해 1월 잡스의 병가 기간 동안에도 애플의 성장세는 유효했다. 아니 오히려 더 공세적이고 치밀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삼성전자와의 특허 분쟁 역시 팀 쿡의 작품으로 지목되고 있다.

스티브 잡스가 주역이었던 애플은 용장을 필요로 하던 시절이다. IT 업계를 정복하려는 잡스의 시도는 성공적이었고 완벽한 하나의 라인업을 구축하였다. 애플은 이를 잘 지켜가고 발전시킬 지장혹은 덕장인 장수가 필요한 시점이다. 2008년 포춘의 이코노미스트 애덤 라신스키가 쓴 ‘스티브 잡스 배후의 천재’라는 글에서 라신스키는 쿡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침착하며 절대로 자기 목소리를 높이지 않는다. 감정을 잘 드러내지도 않는다. 하지만 일에 있어서는 추진력이 강하고 꼼꼼한 인물이다”라고 평가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권영수 사장 역시 팀 쿡과의 미팅에서 그의 경청하는 자세에 굉장히 탄복했다는 말을 전하고 있다.

팀 쿡이 덕장의 면모만을 갖추고 있다면 애플의 위치를 수성하는 데 그치겠으나 그는 용장의 면모도 보유하고 있다. 1998년 애플로 처음 자리를 옮긴 쿡은 90일치가 쌓였던 애플의 재고를 2년만에 10일치로 줄이는 현식적 제조.유통 수술을 단행한 것으로 유명한 관리의 천재이기도 하다.

결정적으로 애플의 건재를 예측할 수 있는 것은 애플의 기업 문화이다. 미국 중심의 플랫폼 리더십의 배경에는 IT 산업을 이해하고 바라 보는 독특하면서 창의적인 기업문화에 기인한다. 스티브 잡스의 두뇌 집단이 건재하는 한 애플의 성장은 지속적일 것으로 생각한다. 잡스 와병 중에도 애플 경영진은 아이폰을 잇는 히트상품 아이패드를 출시한 것이 좋은 예이며 애플이 단순히 스티브 잡스의 천재성에만 의존하지 않았다는 증거이다.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의 속내는?
한편 올해 8월 구글은 무려 125억 달러로 모토로라 인수를 최종 합의했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특허소송에서 절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있던 구글의 위기를 기회로 전환해 보려는 노력으로 해석된다. 다만 안드로이드 플랫폼 운영체계의 수장인 구글이 제조업체를 인수한다는 점이 의심의 눈초리를 피할 수 없도록 만든다.

구글의 안드로이드는 현재 39개 휴대전화 제조업체와 231개 이통사와 협력하고 있다. 애플이 iOS라는 플랫폼과 휴대기기를 동시에 보유하는 전략을 유지하고 있어 이의 독점성을 피하고 싶은 많은 제조업체가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선택하였다. 하지만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로 또 다른 애플을 만난 것은 아닌가라는 걱정이 제조업체의 입장이다. 구글의 CEO 래리 페이지는 “모토로라 인수는 구글의 특허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줌으로써 경쟁력을 높여줄 것이며 이 포트폴리오는 MS나 애플 등 경쟁사로부터 안드로이드를 보호해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장기적 변화가 오히려 걱정이다. 구글은 애플과 같은 전략을 택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OS와 휴대기기 제조회사를 동시에 보유하고 있는 애플과 장기적 경쟁을 위해서라고 포천은 추론하고 있다. 한마디로 구글판 아이폰을 선보이게 될 전망이다.


IT
산업의 부상하는 잠재 주자

IT 산업의 변화에 한 발 물러서 있는 잠룡이 있다. MS는 노키아와 지난 2월 포괄적 제휴를 맺었으며 갈수록 노키아 인수설이 탄력을 받고 있다. 윈도우라는 단어로 세계를 재패했던 MS의 그간 행보를 보면 윈텔 진영의 동방자인 인텔을 힘으로 누르던 저력마저 의심하게 된다. 하지만 10년 넘게 스마트폰 OS를 개발하면서 습득한 특허는 사뭇 위협적이다. 더욱이 최근 MS는 새로운 OS '망고'를 탑재한 윈도폰을 출시하여 시장점유율을 높여갈 에정이다. MS가 구글과 같은 전략을 택할 지는 지켜보아야 할 과제이다.

MS가 잠룡으로 지목되는 이유는 특허 보유와 OS 역량만이 아니다. 애플이 강력한 소비자군단을 보유하게 된 배경에는 애플 제품의 독창적인 제품 감성과 소비자 니즈 파악이 있다. 소비자의 니즈를 알아채는 능력과 마치 손가락 끝에 달라붙는 듯한 터치감과 사용자경험(UX)에 근거한 디자인 등이 애플 제품의 핵심 경쟁력이다. 플랫폼 전쟁을 이해하는 것은 IT 기업의 당면과제이기는 하나 소비자는 이제 플랫폼을 익숙한 환경으로 받아들이면서 감성에 집중하고 있다. MS의 소비자 니즈 파악과 제품 개발력이 잠룡이라고 지목되는 주 원인이라면 동일한 이유로 소니도 눈여겨 봐야 한다. 최근에 발표되는 소니의 다양한 제품군의 감성 디자인을 느꼈다면 한 물 간 소니라는 평가는 수정되어야 한다. 다만 플랫폼을 보유하지 못한 소니의 성장은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트렌드 이해가 우선이다.
서서히 플랫폼을 중심으로 이해하던 IT산업의 관점을 수정해야 할 시점이다. 강력한 애플의 플랫폼과 이에 견줄 구글의 플랫폼으로 경쟁을 이해했었다. 플랫폼의 강자들이 동일한 전략을 시도하면서 싸움은 다음 라운드로 접어 들었다. 플랫폼이 거대화되면서 소비자들은 이제 플랫폼을 느끼지 못한 채 제품 자체에 주력하기 시작했다. 국내 전자기업들이 SW가 아닌 HW에 집중했기 때문에 플랫폼 경쟁에서 뒤쳐지게 되었다. 하지만 SW에 집중하는 플랫폼 전쟁인 현 라운드에 매몰되어 있다면 소비자 니즈와 감성이라는 새로운 트렌드에 또 다시 뒤쳐지게 된다. 애플과 구글의 성공은 SW라는 플랫폼에 집중해서가 아니라 트렌드에 집중했고 그 과정에서 적합한 OS를 개발하였기 때문이다. 변화되는 트렌드 이해없이 SW에만 집중하여 또 다시 한 발 뒤쳐지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를 간절히 염원해 본다.
 
* 작성자 : 리앤리더스 이영곤 대표 / yklee@leenleaders.com
2011년 10월호 LG엔시스 웹진에 기고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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