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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업계 전문가들이 흔히 앞단, 뒷단이라고 통용하는 Front-office와 Back-office를 우선 구별해 보도록 하자. 전 호에서 간단하게 언급한 정의에 따르면 고객기준으로 고객과 대면하게 되는 영역을 커버하는 솔루션이 Front-office이고 고객과 비대면하는 영역을 커버하는 솔루션이 Back-office라고 구별하였다. 조금 더 부연설명하면 Front-office CRM은 one-to-one 마케팅, 고객지원솔루션, Call Center, 협력사 관리방안 등 일련의 영업/마케팅 활동에서 발생하는 원천 데이터의 취득과 관리는 물론 그 수행방안을 고객중심으로 재편하는 솔루션이다. CTI 솔루션, e-mail 고객지원 솔루션, Call Center, 고객접점을 하나로 통일하는 Contact Center 등이 대표적인 Front-office 솔루션이라고 보면 된다.
Back-office CRM은 흔히 Legacy System 즉 기간계 시스템이라고 통칭하는 영역에 해당하는 솔루션으로 Front-office가 최적으로 동작되도록 근간을 이루는 다양한 시스템 혹은 전략적 영역으로 Data Mining, Data Warehousing, Data Mart, Risk Management System 등으로 원천데이터를 정리하고 통합, 분석하고 예측하여 Front-office로 하여금 정확한 미션을 달성하도록 지시하는 CRM의 뼈대이다.
즉, 고객관점에서 볼 때 고객 영향권 내 위치해 있는 CRM 솔루션을 통칭하여 Front-office CRM 솔루션이라고 하고, 고객 영향권 밖에 있으면서 Front-office CRM이 제대로 동작될 수 있도록 Data관리를 하는 부분을 Back-office CRM 솔루션이라고 정리하면 되겠다.
Data 관련한 수 많은 정의를 이해하자
Data Warehousing, Data Mart, Data Mining, DB Marketing, KMS 등 CRM을 어렵게 만드는 단어들을 한꺼번에 정리하고 넘어가기로 하자. Data Warehousing은 문자 그대로 “자료창고”다. 각 부서 혹은 각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방대한 규모의 자료를 추출하여 별도의 저장소에 모아두어 필요할 때 사용자가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발해 둔 전산시스템을 말한다. Data Mart라고 하는 경우에는 Data Warehousing과 같은 목적으로 자료를 정리하지만, 전사적 규모가 아닌 현업부서의 요구를 수용하는 사용자측면에서 구축된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Data Warehousing이라고 할 수 있다. Data Mining은 마치 광산에서 채굴을 하는 것처럼 Data Warehousing 혹은 Data Mart에서 의미가 부여되지 않은 여러 자료의 조합과 분석을 통해서 의미를 찾아내는 작업을 말한다. DB Marketing은 Data Warehousing이나 Data Mart에서 저장된 자료를 Data Mining을 통하여 의미를 찾아내고 목표고객을 대상으로 영업 또는 마케팅활동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DB Marketing을 하기 위해서는 Back-office에서 추출되고 정제된 고객 DB에 담겨있는 목표고객을 대상으로 Front-office에서 CRM 솔루션을 통해 고객 서비스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라고 보면 CRM의 큰 그림을 다 이해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널리 알려진 사례 하나를 소개하겠다. “맥주와 기저귀”라는 미국 한 편의점에서 발생된 예이다. POS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는 이 편의점은 맥주 판매량과 기저귀 판매량 사이의 상관관계가 매우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맥주의 판매 DB와 기저귀의 판매 DB를 Data Mining 기법을 통해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높은 상관계수를 표시하였다.) 상관관계가 높은 원인을 조사한 결과 밤 늦게 기저귀를 쇼핑하러 온 열받은(?) 애기아빠들은 맥주를 함께 구매한다는 사실을 파악했고 (애기아빠라는 특정 소비자 계층의 구매행태 분석을 통해 기저귀와 맥주를 함께 구매한다는 구매성향 보고가 되었고) 편의점은 이제 기저귀 옆에 맥주를 진열하여 고객의 편의를 도운 결과 맥주의 판매량이 증가되었다.
Back-office와 Front-office 중 먼저 추진해야 하는 대상은?
기업이 처한 위치와 자원 활용 정도에 따라 Back-office와 Front-office 구현방안과 전략이 달라진다. 금융권이나 카드업계 등은 고객서비스 강화가 목적이 아닌 목표고객 만족을 통한 매출 극대화를 목표로 오래 전부터 접근하였기 때문에 Back-office CRM을 선 추진하였다. 기존고객을 만족시키는 방법을 온라인에서 찾는 것보다 오프라인에서 찾는 것이 급선무였기 때문이고 최근 CRM이라는 단어가 태동하기 이전에 이미 CRM을 추진하고 있었으며 이제 기존에 구축된 시스템을 다듬거나 재구축하는 작업이 진행중이다. 반면 Data Warehousing이나 Data Mining등 복잡한 방법을 통하지 않고도 고객분류가 어느 정도 가능한 기업에서는 DB Marketing을 먼저 추진하였고 향후 발전단계로 Front-office를 추진하고 있다. 또는 어떤 기업들은 Front-office와 Back-office를 동시에 진행하기도 한다.
만약 Back-office와 Front-office 중 어느 것도 구축되어 있지 않고, 먼저 추진해야 하는 대상을 굳이 선택해야 한다면? 필자는 Front-office를 선택한다. 실제 컨설팅을 추진하면서 CRM의 영역을 분명히 구분하고 Back-office CRM의 역할과 Front-office CRM의 역할을 구분하며 추진주체를 달리한다. Front-office의 경우 고객접점에 해당하는 영역인 바, Back-office보다는 고객중심으로 접근하여야 하며 Back-office는 고객중심보다는 추진기업 중심으로, 즉 매출증대 혹은 이익증대 등 기업목표 중심으로, 운영되는 바 솔루션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물론 Front-office와 Back-office 추진주체 양쪽 모두 마케팅 부서원 혹은 컨설턴트가 함께 일을 추진해야 함은 당연하다. CRM이나 SCM등을 쉽게 설명하는 한 강사는 Back-office와 Front-office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기도 한다. “구축관점에서 쉬운 편이 Front-office이고 어려운 편이 Back-office이다”. 과장되어 쉽게 설명한 내용이지만, 시스템 측면에서 본다면 분명히 Front-office가 구축기간이 짧고 효과가 명백하다. 기업의 입장에서 볼 때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적절한 대응방안이 짧은 구축기간 내 추진이 가능하다면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은 고객에 대한 죄악이라고 생각한다. Front-office와 Back-office는 지금까지 필자가 설명한 바와 같이 명백하게 구별되지도 않으며, 상호 유기적이고 최소한 상호 보완적이다. 하지만 Front-office는 Back-office의 도움 없이도 단기간 내 구축가능한 방안들이 분명히 존재한다. 어느 기업이든 정제되지 않은 DB군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Front-office를 만족시킬 만한 DB Mart를 먼저 구축한다면 효과적인 one-to-one 마케팅 방안과 e-mail 고객지원시스템 등을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CRM은 철학이다라고 전 호에서 주장한 것처럼, CRM은 고객을 만족시키는 방안이고 고객을 만족시키는 방안은 작은 것부터 실천하는 것이 가장 최선의 선택이다. 수 많은 사이트에 개인이력을 기록하였으나 생일에 축하카드를 보내 주는 기업이 거의 없다라는 모 기자의 비꼬는 말을 다시 상기해 보자. 이는 CRM 추진방안이 지나치게 원대하고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당장 사용 가능한 고객DB조차 소홀히 여겨 결과적으로 고객만족방안을 전혀 제시해 주지 못하는 국내 많은 기업들의 문제이다. CRM은 어려운 문제지만, CRM의 적용전략과 구축방안은 반드시 다 어렵고 오랜 기간이 소요되지는 않는다. 필자가 Front-office를 먼저 강조하는 이유가 바로 최소한의 노력으로 고객을 만족시킬 방안이 있는데도 그렇게 하지 않는 기업은 고객에게 죄악을 행하고 있다라고 말하는 요지와 일치한다.
다음 호에는 Front-office의 쉬운 구축 사례와 국내 기업 적용방안들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 이영곤, "CRM 내것으로 만들기", SK Magazine, 200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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