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에서 6장의 카드를 활용할 수 있다. 6논술은 6장의 카드를 논술전형에 올인하는 경우이다. 학생부종합전형에 자신이 없거나 내신성적이 좋지 않을 경우 선택하는 패이다. 6논술을 선택하는 이유는 다소 이해가 가지만 적절한 해법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논술전형에 도대체 누가 합격한거야?"라는 학생들의 의구심도 많고 "우리 반에서 공부 별로 못하는 아이인데 논술전형으로 명문대 합격했어."라는 의외의 결과도 듣게 된다. 이는 논술전형이 공정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반증이다.
입학설명회에서 설명하는 논술전형의 목적을 파악하면 답이 보인다. 내신성적은 좋지 않지만 기본이 뛰어난 학생이 있다면 그들에게도 입학기회를 부여하고 싶다는 것이 학교의 설명이다. 논술전형에 합격하는 학생들의 대부분은 논술준비를 많이 한 학생보다 평소 생각이 깊고 독서를 많이 한 학생들의 비율이 높다.
대치동에서 꽤 유명한 논술학원에 수강중인 한 학생의 교재를 슬쩍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복잡한 수학문제처럼 논술을 공부하고 있거나 논증을 공식화하는 과정을 학습하고 있었다. "논술에는 답이 있고 이 답이 언급되어 있어야만 한다"는 설명도 적절하지 않다. 학원에서 서강대 논술을 기피하는 이유가 문제가 정형화되어 있지 않아서 해법을 공식화할 수 없다는 뜻일 것이다.
논술전형의 기출문제를 살펴보니 출제자의 의중을 읽을 수 있었다. 대부분의 문제가 평소 독서를 많이 하거나 생각이 깊은 아이라면 자연스럽게 답을 도출할 수 있도록 구조화되어 있다. 특정한 논증의 공식을 적용하기 보다 생각의 깊이를 보여주면 가능한 문제가 대부분이다.
대치동 논술학원에서 논술 시험을 앞 둔 마지막 주에 입학사정관 한 명을 모시게 되었다. 마지막 논술 연습 후 제출한 답안지를 수거한 후 입학사정관에게 "이 중에서 합격예상자를 골라달라"는 요청을 하게 된다. 놀랍게도 "한 명도 합격 후보가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내신이 좋지 않거나 학생부종합전형에 자신이 없는데 6논술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은 가당치 않다. 내신성적이 좋지 않지만 생각이 깊고 독서량이 많아 도전해 볼 가치가 있다고 자평한다면 2~3개 정도의 논술전형에만 지원해 보기를 권한다. 평소 국어 내신성적이 좋지 않다면 아예 논술전형을 접는 것도 답이다. 논술전형은 생각보다 정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