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형저축이란?
"선배, 재형저축이 뭐죠? 이거 가입해야 하는 건가요?"
"응, 묻지 말고 그냥 묻어 놔. 무조건 가입해야 하는 거야."
18년 전의 회사 재직 중 같은 팀 선배와의 문답이다. 서민의 재산형성을 위하여 정부보조금이 지급되어 높은 이자를 지급받을 수 있었던 과거의 재형저축은 직장인이라면 묻지 말고 투자해야 할 필수상품이었다.
추억속의 재형저축이 18년만에 부활하면서 재형저축의 붐이 일고 있으나 과거와는 다른 투자환경임을 고려하여 신중한 의사결정이 필요하다. 추억의 재형저축과 2013년 3월 이후의 새 재형저축을 비교해보자.
새 재형저축은 근로자 및 서민과 중산층의 재산형성을 위한 상품으로 연 소득 5,000만원 이하 글로자 또는 종합소득세 3,500만원 이하 개인사업자라면 누구나 가입 가능하며, 이자 및 배당소득에 대하여 최소 7년 (최대 10년)의 비과세 혜택을 제공한다.
* 재형저축과 재형저축펀드 비교
재형저축은 은행 별 3~4%대의 금리를 제공한다. 중도해지 시 이자소득 비과세의 조건이 과세로 바뀌는 사실상 중도해지가 어려운 장기상품임을 고려해야 한다. 한편 은행의 입장에서는 7년 이상의 장기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니 무리한 금리를 제공하면서까지 고객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일부 은행은 조건부로 4.5% 이상의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등 판촉 경쟁이 치열하다.
재형저축의 수익률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재형저축펀드를 고려해도 좋다. 재형저축과 달리 재형펀드는 펀드의 운영성과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지는 상품이다.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으나 7년 이상의 장기상품임을 고려하여 대부분의 운용사가 채권형 혹은 채권혼합형, 주식혼합형으로 상품을 구성하고 있다.
은행권 대비 치열한 판촉전이라고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증권사에서도 다양한 상품을 쏟아내고 있다. 은행권 대비 뒤늦게 뛰어든 마케팅 활동으로 가입자 수 증가가 폭발적이지는 않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가입자수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 심사숙고해야 할 재형저축(펀드)의 가입
재형저축 / 재형저축펀드에 대한 높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이 상품은 불완전상품 혹은 위험상품이 될 가능성이 있다. 하나씩 뜯어서 살펴본다면 가입이 쉽지 않을 상품이라고 생각한다.
1. 재형저축의 수익률 문제
재형저축의 수익률은 최고금리를 기준으로 대부분의 은행에서 4.5%선에서 결정되어가는 분위기이다. 비과세라는 매력때문에 신 재형저축의 부활을 손꼽아 기다린 직장인이 많다는 후문이다.
재형저축의 가입조건은 연소득 5,000만원 이하의 근로자 혹은 연소득 3,500만원 이하의 개인사업자이다. 서민을 위한 상품이니 가입에 제한을 두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가입 기준을 만족하는 서민들은 4.5%의 금리에 만족해서는 안되는 계층이라는 점이다. 더 높은 수익률을 향해 과감하게 도전해야 하는 계층이 안정적인 4.5%의 금리에 목을 매고 있음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안정을 추구해야 하는 고소득층은 더 높은 수익을 위해 많은 정보를 탐구하고 새로운 금융상품을 선택한다. 반면 그 보다 더 각고의 노력을 기울려야 하는 서민계층이 재형저축의 수익률에 만족하며 상품가입을 하는 것은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2. 재형저축 / 재형펀드의 유동성 문제
이 상품들의 중도해지가 불가하지는 않지만, 중도해지 시 비과세 혜택이 사라진다. 현실적으로 7년 동안 중도해지가 어려운 상품이라고 이해하자. 문제는 유동성이다. 7년 동안 자금이 필요한 경우가 많을 서민 계층이거나 직장생활 주니어 계층이 재형상품에 가입한다. 결혼을 하거나 이사를 하거나 혹은 개인적으로 자금이 필요할 때 언제든지 빼내어 쓸 수 있는 유동성을 고려해야 한다.
아쉽게도 이 상품들은 중도해지가 쉽지 않기 때문에 유동성에 제한을 받게 된다. 참고로 내 경우 유동성이 금융상품 가입 시 가장 큰 조건이다.
물론 방법은 있다. 가입한 재형저축을 담보로 예금담보대출을 받아 급한 상황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세금혜택을 받는 재형펀드의 경우에는 펀드담보대출을 받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펀드는 담보대출이 가능하나 세금혜택이 주어지는 펀드의 경우 담보 제공이 어려운 것이 현재까지의 실정이다.
3. 재형저축 / 재형펀드의 소득공제 문제
2013년 3월 신재형저축 제도가 현실화되기 전부터 재형저축은 세간의 관심이었다. 2013년에 반드시 가입해야 할 필수상품이라는 분석이 대부분이었다. 이는 지금의 모든 상품조건에 소득공제라는 혜택이 부가될 것이라는 전망에 기인하였다.
아쉽게도 지금의 재형저축에는 소득공제 혜택은 부가되어 있지 않다. 연금저축 혹은 퇴직연금의 경우 년 400만원 한도로 소득공제 혜택이 부가되어 있는 반면 세수의 어려움으로 이 혜택이 재형저축에는 부가되지 않았다.
4. 재형펀드의 상품 전환 불가 문제
재형저축의 수익률이 부족하다면 재형펀드가 대안이다. 운용사에서는 다양한 상품군을 출시하면서 고객의 선택이 쉽도록 상품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문제는 7년의 가입기간이다. 현재로서 가장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되는 상품이 7년동안 시장위험이나 국가위험에 노출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지나친 낙천이다.
7년이 아닌 거의 평생을 쥐고 가야 할 연금펀드의 경우 전환형 상품이 대부분이다. 시장환경에 따라 주식형에서 채권형으로 혹은 미국시장에서 아세안시장으로 상품 전환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부가되어 있다. 아쉽지만 재형펀드는 복걸복이다. 7년 후를 예측하면서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 언론에서 소액으로 쪼개고 또 쪼개서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라고 주장함은 그 위험을 분산하기 위한 제안이다.
*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무엇인가?
1. 느긎하게 기다려라.
금융사의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더 좋은 조건의 상품이 제시될 확률이 높다. 굳이 서둘러 가입할 필요가 없다. 담보대출이 얼마나 가능할 지 혹은 부가서비스가 확대되지는 않는 지 기다리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삼성증권의 경우 CMA 금리로 5%까지를 조건부로 제시하기도 한다.
지금의 상품이 3년간 최고이율을 보장하고 4년차 이후부터는 정상금리를 회복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에서는 고정금리를 보장하는 재형저축을 고민하고 있기도 하다.
2. 중소기업 재직자라면 제 2의 재형저축을 노려라
중소기업 재직자을 대상으로 소득공제 혜택을 부여하는 제 2의 재형저축을 정부에서는 준비하고 있다. 위 설명한 재형저축의 조건에 소득공제 혜택을 부여하는 상품이 준비되고 있다. 아직은 구체적이지 않지만 신 정부의 정책을 가디려봄이 좋다.
3. 우선순위를 정하여 투자하라.
연금저축, 퇴직연금, 재형저축, 장기주택마련저축 등 고민해야 할 상품이 많다. 투자여력, 유동성의 문제, 절세의 문제 등 다양한 개인 환경을 고려한 후 의사결정이 필요하다. 개인 별로 상황이 다를테니 어디에 우선순위가 있는 지 재차 확인하라.
4. 절세금액과 수익금액을 함께 고려하라.
수익이 커야 함이 선결조건이다. 재형저축(펀드)의 경우 수익이 커야 절세금액 역시 커진다. 절세와 수익을 함께 고려함이 타당하다. 재형저축을 꼭 가입하고 싶다면 재형펀드를 가입함이 추천된다.
개인의 신용평점을 위해 주 거래 은행에서 재형저축을 가입하고 싶다면 해당 주 거래 은행에서 판매하는 재형펀드를 가입해도 좋다.
아래는 매 월 100만원 씩 10년을 투자할 경우 수익금과 절세금을 함께 보여주는 자료로 미래에셋증권에서 제공한 사례이다.
5. 쪼개고 또 쪼개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라.
모든 조건을 고려했음에도 불구하고 재형펀드가 최적의 상품이라고 생각된다면 다양한 상품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함이 좋다. 7년의 긴 시간동안 지금의 최적이 7년 후의 최적이 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이를 버티기 위한 가장 좋은 대안은 다양하게 상품군을 선택하여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않는 것이 대안이다. 그리고 매 월 적립금을 어떤 상품이 더 혹은 덜 투여할 것인 지의 전략을 설정함이 좋다.
아래의 예를 먼저 살펴보자.
신한금융투자에서 판매하는 상품군을 예로 가져 왔다. 안정추구형 / 중위험, 중수익 추구형 / 고수익 추구형 등 고객의 니즈에 따라 국내 채권형이나 해외채권형, 해외주식형 등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도록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
6. 엄브렐러 펀드에 주목하라.
절세보다 수익률에 더 주목하는 것도 대안 중 하나이다. 많이 줄이려고 하는 것도 좋지만 많이 벌려고 노력함도 뛰어난 대안이다. 비과세라는 혜택만 제외한다면 선택의 폭이 훨씬 넓다. 개인적으로는 상품간 전환이 가능한 업브렐러 펀드에 가입하여 수익을 극대화하면서 시장 상황에 따라 다양한 상품에 전환하는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
* 첨언하면...
재테크 관련 글을 쓰는 일이 많지 않지만 재형저축의 열기에 반하여 위험성에 대한 글이 많지 않아 위험성과 대안을 정리하였다.
다들 신중한 선택으로 멋진 투자 환경을 구성하기를 기대해 본다. 부자되는 2013년이 되도록 모두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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