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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재 마케팅이라는 단어가 혹시 생소하지 않는가? 기업간 거래에서 마케팅전략은 소비재 마케팅과는 분명하게 차별적이다. 산업재 마케팅에 대한 체계적인 접근을 위해 국내 도서를 뒤져 본 필자는 국내 출간된 산업재 마케팅 분야의 저서가 거의 전무하다는 것을 알고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마케팅 조사론, 소비자행동분석, 유통전략 등 대부분의 마케팅 연구가 소비재에 기초하고 있다. 산업재 마케팅에 대한 연구가 적은 것은 기업간 거래에 대한 체계적 접근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해외 동향 역시 마찬가지이기는 하지만, 최근 기업간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되면서 더 이상 산업재 마케팅을 소외시켜서는 목표하는 바를 얻을 수 없다는 지적을 하고 싶다.

산업재 마케팅에 대한 이해부터
마케팅을 크게 구별하면, 소비재 마케팅, 서비스 마케팅, 산업재 마케팅, 첨단기술 마케팅, 비영리조직 마케팅 등으로 구별할 수 있다. 산업재 마케팅은 기업과 기업간의 거래 특히 거래되는 품목이 원자재나 중간재 성격의 부품일 경우가 대부분이며 원재료를 공급하는 기업과 중간부품을 공급하는 기업, 완성품을 공급하는 기업 사이에서 발생하는 비즈니스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자 하는 것이 산업재 마케팅의 목표이다. 산업재 마케팅은 생산재 마케팅, Industrial 마케팅, 공업품 마케팅, 또는 Business 마케팅이라고도 부른다. 산업재 마케팅 관련 저서를 해외에서 구매하기 위해 검색을 해 본 결과 산업재 마케팅을 표현하는 또 다른 단어는 “Business-to-Business 마케팅”이라고 표현되고 있었다. 이 저서들이 출간된 해가 1996 이전이 대부분인 바, 기업간 전자상거래 (B2B e-Commerce) 의 핵심적인 마케팅 전략과 “Business-to-Business 마케팅”이라는 저서들의 관계는 무엇일까? 기업간 전자상거래를 구현하면서 마케팅 전략과 구현방안을 우리는 엉뚱한 데서 고민하고 있었다는 책망을 들어도 당연할 지 모르겠다. 산업재 마케팅의 특성을 이해하고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B2B 사이트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대안을 B2B 마케팅에서 찾는 것은 성공전략의 핵심으로 접근하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

산업재 마케팅은 산업재 품목의 거래관행 이해에서 출발한다.
기업간 거래는 원자재나 중간재 (원자재나 중간재를 아래서부터는 원자재라고 통칭하도록 하자)를 생산하는 기업과 원자재를 구매하여 완제품을 만드는 중간제품 생산기업 혹은 최종제품 생산기업간의 거래이다. 원자재를 구매하는 기업의 거래특성을 이해한다면 산업재 마케팅을 이해하기 시작했다고 보면 옳다. 원자재를 구매하는 기업특성은 최종 제품을 생산하는데 중요한 원자재를 구매하는 구매의사 결정요소로 “가격”을 지목하지 않는다. 원자재의 가격인하보다는 좋은 원자재를 구매하여 부가가치를 더해 비싼 가격에 팔고자 하는 전략이 일반적인 기업고객의 특징이다. 품질, 납기, 서비스, 커뮤니케이션, 가격, 기술 이라는 6가지 항목으로 공급선 관리와 거래규모결정을 하는데, 이 중 가장 중요하지 않는 항목이 가격이다. 품질은 기본이고 커뮤니케이션과 기술은 거래를 유지하기 위한 당연항목이며, 구매의사를 결정하기 위한 핵심은 납기와 서비스이다. 성공적인 마케팅 전략의 구현을 위해서는 철저한 고객분석과 가치명제 (Value Proposition) 창출에 있다. 산업재를 구매하는 고객의 특성과 산업재 구매기업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를 분석하는 작업이 정확하다면 판매기업의 행동양식은 분명하게 차별적일 것이다. 얼마 전까지 실패하는 대표적인 e-Marketplace로 주목되던 B2B e-Marketplace들이 기업고객의 거래관행을 반영하여 협상력을 강조한 e-Marketplace로 재 탄생하는 점이나 기업고객 서비스 차별화전략을 강화하여 성공괘도로 진입한 사례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산업재 마케팅에서 목표고객은 구매부서가 아니다.
최근 산업재 마케팅이 활성화되지 않는 또 다른 원인은 목표고객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함에 기인한다. 구매자 혹은 구매부서를 목표고객으로 분류하는 오류를 대부분의 B2B 사이트가 가지고 있다. 구매자와 구매의사결정자가 판이하게 다른 경우가 B2B이다. 원자재를 거래하는 경우 원자재를 구매하도록 의사결정하는 부서는 R&D부서 혹은 생산부서이다. 기업간 거래에서 구매부서는 구매의사결정 부서의 요구사항을 파악하여 구매대행을 하는 역할이 주 임무이고 가격관리, 공급선관리, 품질관리 등에 주력한다. B2B 사이트가 구매부서를 대상으로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면 분명히 그 사이트는 Transaction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을 것이다. 국내 수 많은 B2B e-Marketplace가 존재하지만 작년까지 거래가 한 건도 발생하고 있지 않는 사례들을 보면 완벽한 거래 솔루션이 구축되어 있지만, 정작 B2B 마케팅의 시발점인 목표고객을 잘못 선정한 결과, 거래가 발생되지 않는 경우이다. 구매부서에 애원을 해 봐야, 구매부서는 구매의사 결정권자가 아니다. e-Procurement와 e-Marketplace의 마케팅 전략은 분명히 달라야 한다. e-Procurement는 기존 오프라인에서 검증된 제품과 거래선을 온라인으로 전이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구매부서의 업무 프로세스를 단축시키는 웹사이트 구축방향을 결정해야 한다. Survey.com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B2B 웹사이트에서 온라인상에서 원자재를 구매하는데 있어 불편함을 느끼는 요소가 B2B 시장의 성장을 가로막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e-Marketplace는 많은 공급자와 많은 수요자를 연결하는 가상시장이기 때문에 마케팅측면에서 목표고객은 구매부서가 아닌, 구매의사결정부서 즉 생산부서와 R&D부서를 타겟으로 삼아야 한다. National Semiconductor 웹사이트에서 구축된 커뮤니티를 살펴보면, 구매부서가 대상이 아니라 반도체 연구원들의 커뮤니티를 구성하고 서비스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e-Marketplace 역시 거래발생 시 구매부서의 업무를 최대한 단축시킬 수 있는 프로세스를 포함하고 있어야 함은 당연하다. 구매의사결정부서의 요구가 있더라도 온라인에서 거래가 원활하지 않다면 오프라인에서 거래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기 때문이다.

산업재 마케팅에서 가격정책 / 거래선정책 수립의 중요성
가격이 산업재 구매의사결정에는 Key Factor가 아니더라도 산업재 마케팅정책에서는 중요한 요소이다. 산업재 고객의 가격결정은 일회성이기보다 연간계약이나 장기공급계약, 대량구매, 일괄구매 이후 탄력적 가격변동제 등 소비재 거래행태와는 분명히 다른 가격체결 조건을 갖는다. B2B 마케팅에서 가격정책은 거래선정책과 유기적인 연동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기업간 거래에서는 구매자와 판매자 사이에 등급이 존재한다. 판매기업의 경우 구매기업고객을 대형거래선, 중요거래선, 브로커 성격의 VAR (Value-added Reseller) 등으로 구분하고 B2B 사이트에서는 같은 제품을 구매 희망하더라도 다른 가격조건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구매기업의 경우 판매기업을 Single Source, Sole Source, Multiple Source 등 기업의 구매행태에 따라 판매기업을 구분하고 구매전략과 가격을 결정한다. 기업간 거래에서만 존재하는 관계마케팅이 B2B 사이트의 가격정책과 거래선정책에 충분히 반영되어야 함은 이와 같은 기업간 거래의 차별성에서 기인하다. 현재 구축되어 있는 국내의 많은 B2B 사이트가 거래가 발생되지 않는 이유중의 하나가 기업간 거래에서 중요한 이와 같은 마케팅전략의 웹사이트 투영이 어렵기 때문이다. 성공하기 위한 B2B 마케팅을 위해서는 공급선 평가전략, 공급선 Sourcing 전략, 구분되어 있는 구매고객에 따른 차별화된 가격전략과 거래선만족을 위한 기업고객관리전략 및 서비스전략이 필요하다.

B2B 사이트의 성공을 위해서는 산업재 마케팅을 이해해야.
산업재 마케팅을 이해하기 위해서 기업간 거래에서 중요한 기업고객 특성이해, 특이한 가격구조와 거래선 정책 등을 설명하면서 최근 문제시되고 있는 e-Marketplace의 성공전략을 B2B 마케팅이라는 해결방안으로 접근해 보았다. B2B 사이트 성공을 위해서는 회원사로 가입된 기업에게 충분한 Benefit를 제공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가치명제를 도출해야 하고 가치명제 도출을 위해서는 기업간 거래의 특성을 이해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설명하였다. B2B 사이트의 성공을 기대하면서 기업간 고객의 특성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산업재 마케팅에 대한 공부를 게을리 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대부분의 산업재를 생산/판매하는 기업들이 진행하는 업무를 고유한 업무방식과 산업 Know-how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으나 바로 그러한 Know-how가 산업재 마케팅의 작은 부분 부분임을 왜 인식하지 않는가? 체계적인 접근방법과 실적향상 방안을 전략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산업재 마케팅관리라는 점을 이해하고 산업재 생산/판매 기업은 좀 더 겸손할 필요가 있다. B2B 사이트의 성공을 위해서 이제는 산업재 마케팅을 이해하고 산업재 마케팅을 B2B 마케팅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때이다.

* 이영곤, "산업재 마케팅을 공부하라!", Enable, 200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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