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이름 : 禪과 聖書 (선과 성서)
* 출판사 : 분도출판사
* 저자 : 가도와키 가키치
* 초판 연월일 : 2000년 6월 1일
* 독서기간 : 2010년 1월 10~15일
선을 이해하고 수련한 가톨릭 사제인 저자가 선과 가톨릭의 수련에 일맥상통함이 있음을 경험적으로 일러 주는 저서이다. 가톨릭 신자의 영혼 안에 깃들어 있는 가장 심오한 무엇이 선적 명상과 서로 완전히 조응한다는 저자의 주장은 이 책을 읽어 가면서 서서히 이해될 것이다.
선에 대한 경험이 전혀 없거나 가톨릭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독자라면 이 책은 난공불락의 요새이다. 어쩌면 단 한 페이지 넘어가기도 어려운 잡설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선을 이해하거나 또는 가톨릭의 역사를 이해하는 독자라면 큰 무리 없이 소설책처럼 책을 읽어갈 수 있다. 어느 한 쪽만을 이해해도 무리없이 공부할 수 있는 배경에는 두 갈래의 길이 결국은 하나로 만난다는 뜻이다.
여기에서 잠깐 오해의 소지를 풀고 넘어가야 하겠다. 이 책은 소위 불교의 사상과 가톨릭의 진리가 일치한다는 것을 목적으로 설명되지는 않는다. 두 갈래 길은 분명히 다른 차원이지만, 진리를 탐구하는 자세와 진리를 탐구하는 방법론에 있어서는 서로 다르지 않고 일맥상통한다는 설명을 담고 있다. 실제 저자는 가톨릭의 이해와 십자가의 신비를 명상을 통해서, 선을 통해서 더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었음을 고백하고 있다.
책의 말미에는 이냐시오 성인의 영셩수련에 대한 과정을 설명하고 선의 수련법과 비슷한 면이 있음을 비교 설명한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깨달음을 많이 얻었던 좋은 도서이다. 종교서적이라 추천! 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우나 종교와 관계없이 영적 수련이나 명상, 참선, 깨달음과 지혜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독자라면 일독해도 좋겠다.
예수회 사제로 1926년 일본 북해도 육천에서 태어났다. 동경대학 공학부를 졸업한 후 상지대학 문학부.신학부 대학원을 거쳐 로마 그레고리안 대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그 후 뉴욕 포담 대학 대학원에서 공부한 후 상지대학 문학부 교수로 봉직했다.
저자는 중학교 시절부터 선적 분위기를 체험했고, 뒤늦게 그리스도교 세례를 받았다. 예수회에 입회한 뒤 이냐시오의 "영성수련"을 수년간 연구하고 또 수도생활을 하면서 그리스도교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였다. 그 동안 선승들의 생활양식과 사상이 가톨릭 수도자들의 그것과 비슷하다는 것을 차차 깨닫게 되었다.
선에서는 좌선과 공안 참구를 통해 해탈의 길을 추구하는데 그리스도교에서는 성서의 중요성과 그 묵상을 강조한다. 저자는 좌선을 시작한 후로 성서를 온 몸으로 읽으며 그 성구들의 깊은 뜻을 새로 깨치게 되었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역설적이고 난해한 공안의 참구 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한 다음, 선의 접심과 이냐시오 영성 수련(피정)을 비교하여 그 구조적 유사점을 소상히 해설하고 있다. 이 책은 저자 자신이 두갈래 구도방법을 직접 체험한 데서 우러나온 동양과 서양의 새로운 만남에 관한 증언이다 저자는 선의 역동성을 원용하여 성경의 실존적 이해와 그리스도인의 영성생활을 새로운 각도에서 조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