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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 출판사 : 현대문학
* 저자 : 히가시노 게이고 
* 독서기간 : 2014년 12월 24~26일 
* 초판 연월일 : 2012년 12월 19일 

* 감상

2006년 [용의자 X의 헌신]으로 나오키상을 수상한 이래 첫 만남이 있었다. 주도면밀하고 탁월한 이야기의 전개로 독자를 사로잡았던 기억이 새롭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라는 이 작품을 만나는 순간의 내 첫 기대는 자연스럽게 명탐점이나 살인사건과 같은 익숙한 추리물이었다. 희한하게도 책의 첫 장 어디에도 살인의 냄새가 풍겨나오지 않는다. 좀도독이 등장하기는 하나 명탐정이 등장할 큰 획이라고 보기에는 무리다. 

책의 첫 장은 쉬이 끝이 나고 이 책은 환상문학의 한 갈래임을 그제서야 깨닫는다. 두툼한 이 책이 환상문학 단편집을 엮어 놓은 뻔한 책이라는 한숨도 잠시. 이어지는 장에서 이 모든 내용이 하나로 엮어있을지도 모른다는 암시를 받는다. 이 암시는 책의 마지막까지를 촘촘히 지배한다. 군데군데 빈 틈이 보이는 공간은 뒤의 이야기에서 다시 메꾸어지고 전체의 윤곽이 이해가 될 무렵 스토리를 마감하게 된다. 책의 마지막은 이 책의 서두로 다시 연결되니 이 책은 네버엔딩스토리로 순환되는 구조임을 알게 된다. 

저자는 인생의 다양한 측면을 편지라는 매체를 통하여 우리에게 전달한다. 사랑의 선택, 꿈의 선택, 직업의 선택, 부모와의 갈등, 미래의 투자 등 흔하게 우리가 만나는 갈등의 고리를 등장하는 주인공을 통하여 해법을 제시한다. 그리고 그 모든 갈등이 하나의 큰 범주에서 움직이는 작은 선택의 순간임을 일깨워준다. 선택 하나 하나가 미래의 상황을 바꾸어 놓는 큰 우주론임을 저자는 역설한다. 저자의 우주론은 책의 말미에 편지글 형식을 통하여 노골적으로 드러나 있다.

… 당신의 지도는 아직 백지인 것입니다. 그래서 목적지를 정하려고 해도 갈이 어디 있는지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일 것입니다. 지도가 백지라면 난감해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중략) 

하지만 보는 방식을 달리해봅시다. 백지이기 때무에 어떤 지도라도 그릴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이 당신 하기 나름인 것이지요. 모든 것에서 자유롭고 가능성은 무한히 펼쳐져 있습니다. (p.447)

무려 500여 페이지 가까이 되는 장편인데 잠시 쉴 틈도 없이 책의 끝까지를 읽게 된다. 시공간의 꼬임도 재미있지만 이 편지에 답변을 하는 주인공이 평범하다 못해 좀도둑의 무리라는 점에서도 저자의 시도가 재미있다. 평범함 속에 갇혀 있는 진리를 찾아내는 해법도 재미있다. 2012년 ‘중앙 공론 문예상’을 수상하는 시상식 자리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어린 시절 책 읽기를 싫어했던 나 자신을 독자로 상정하고, 그런 내가 중간에 내던지지 않고 끝까지 읽을 수 있는 이야기를 쓰려고 노력했다는’ 저자의 독백이 드디어 완성되었다는 느낌이 든다.

저자를 잘 알고 있는 독자에게는 새로운 맛을 느끼게 해 줄테고 저자의 작품을 처음 접하는 독자라면 부담없이 가장 재미있는 작품을 선택했다고 생각해도 좋겠다.

* 저자소개

1958년 오사카 출생.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소재를 자유자재로 변주하는 그는 추리소설 분야에서 특히 인정받는 탁월한 이야기꾼이다. 고등학교 때 우연한 기회로 추리소설에 매력을 느낀 히가시노 게이고는 마쓰모토 세이초의 전작을 섭렵, 읽는 데에만 그치지 않고 소설 습작을 하기에 이른다. 대학에서는 전기공학을 전공해 졸업 후에는 엔지니어 일을 하기도 했지만, 결국 작가가 되어 학원물에서부터 추리, 서스펜스, 에세이에 이르기까지 경계가 없는 다양한 작품으로 전 세계 곳곳의 독자들과 만나고 있다.

데뷔작이자 에도가와 란포 상 수상작인 『방과 후』로 문단에 등장한 그는, 1999년 『비밀』로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2006년 『용의자 X의 헌신』으로 제134회 나오키 상을, 2012년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으로 주오코론 문예상을 수상했다. 데뷔 후 50여 편이 넘는 작품을 써냈음에도 불구하고 늘 새로운 소재, 치밀한 구성과 날카로운 문장으로 매 작품마다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대표작으로는 『기묘한 이야기』, 『백야행』, 『비밀』, 『변신』, 『용의자 X의 헌신』 등이 있다. 『백야행』, 『용의자 X의 헌신』, 『방황하는 칼날』은 국내에서도 영화로 제작되며 화제가 된 바 있다.

* 책소개

2012년 3월 일본에서 출간되어 큰 화제를 불러일으킨, 히가시노 게이고 최신작. 이번 이야기에는 그동안 히가시노 게이고 하면 떠올랐던 살인 사건이나 명탐정 캐릭터는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퍼즐을 맞추어가는 듯한 치밀한 짜임새는 과연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답게 명불허전의 짜릿한 쾌감을 선사하며 감동을 자아내 작가의 고정 독자를 충분히 매료시킨다.

총 5장으로 구성된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기묘한 편지를 주고받는다는 설정 때문에 판타지 색채가 두드러져 보일 수 있지만 이는 각각의 이야기와 등장인물을 하나의 연결 고리로 모으는 주요 장치로 작용한다.

XX시 외곽에 자리한 나미야 잡화점은 30여 년간 비어 있던 오래된 가게이다. 어느 날 이곳에 삼인조 좀도둑들이 숨어든다. 이들은 몇 시간 전 강도짓을 하고 경찰의 눈을 피해 달아나던 참이었다. 인적이 드문 외딴집인 줄로만 알았는데 난데없이 나미야 잡화점 주인 앞으로 의문의 편지 한 통이 도착하고, 세 사람은 얼떨결에 편지를 열어 본다.

처음에는 누군가 자신들을 노리고 장난을 치고 있다고 생각했다가 편지 내용에 이끌려 답장을 해주기 시작한다. 하나로 그칠 줄 알았던 편지가 계속해서 도착하고 어느새 세 사람은 고민을 적어 보낸 이들의 앞날이 어떻게 풀릴지 자신들의 일처럼 진심으로 걱정하게 된다.

각 장마다 고민 상담 편지를 보낸 이들의 애틋한 사연이 담겨 있다. 수십 년 전 나미야 유지에게 고민을 상담하는 편지가 무슨 이유로 현재는 비어 있는 가게 우편함으로 들어왔는지, 과연 그것이 우연인지 필연인지에 대한 비밀은 이야기가 거듭될수록 조금씩 풀려간다. 그리고 놀라운 기적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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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곤의 작은 공간 큰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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