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이름 : 가톨릭에 관한 상식사전
* 출판사 : 보누스
* 저자 : 페터 제발트
* 독서기간 : 2008년 11월 27~30일
* 초판 연월일 : 2008년 3월 21일
* 독서후기
저자는 이 책을 회의론자와 무신론자와 신앙인 모두에게 추천한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가톨릭에 관한 재미있는 혹은 역사적인 진실을 밝히는 상식에서 출발한다. 사전의 형식을 빌리고는 있지만 의외로 재미있는 사실과 경험을 하게 된다. 저자 스스로 회의론자에서 신앙인으로 돌아온 경험이 있는 바, 이 책의 주장은 가톨릭 신자만을 위해서 쓰여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회의론자와 무신론자에게 이 책은 더 간절한 증거와 자신감을 제시하고 있다고 봐도 좋겠다.
사전 형식의 책이니 관심 없는 주제라면 혹은 알아도 그만 몰라도 그만인 주제라면 과감하게 건너 뛰어도 좋다. 이 책은 수도원에서 만들어진 맥주의 기원에서 성인의 전기와 천사의 계급과 하는 일, 기적의 체험 등 가능한 여러가지 주제를 담으려고 노력했다. 특히 창조론과 진화론과 관련한 저자의 설명에는 가슴 벅찬 환희를 느낄만큼의 뛰어난 분석의 글도 담겨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저자의 주장을 직접적으로 내세우지는 않는다. 저자는 사전의 집필자로서 객관적인 사실을 수집하고 정리하는 역할에 만족하고 있다. 다만 사전의 해석을 읽으면 읽을수록 회의론자와 무신론자는 신앙인의 길로 돌아설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종교적인 측면을 벗어나 역사적인 유산에 관심을 가져도 좋다. 이 사전에서는 2000년 동안의 가톨릭의 문화와 역사에 관해서도 읽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종교를 떠나 우리의 문화를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프레임에 대한 애증을 느낄 수 도 있다.
사전 형식의 구성은 부담없이 글을 읽을 수 있는 반면, 아주 지겨운 글들의 반복일수도 있는 것이 사실이나, 이 책은 여느 소설책 못지 않는 재미가 흥미가 있다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경험이다. 역사와 종교, 철학과 우주관이 투영되어 있는 쉽게 접하기 어려운 이 책을 일독하기를 권한다. 그것도 회의론자와 무신론자라면 더할 나위 없는 선택이리라.
* 저자소개
독일의 대표적인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인 페터 제발트는 독일 보훔에서 태어나 파사우에서 성장했다. 성당에서 복사를 하면서 사제가 되려고 했으나 ‘68학생운동’의 소용돌이를 겪으면서 가톨릭 신앙을 버리고, 마르크스 레닌주의에 심취해 정치활동을 했으며, 김나지움을 졸업한 뒤에는 저널리스트 교육을 받았다. 1976년 파사우에서 좌파 진보 신문을 창간했고, 1981년부터 독일의 대표적 주간지 『슈피겔』과 『슈테른』, 『쥐트도이첸 차이퉁 마가진』의 편집인으로 활동했다. 당시 그는 종교 문제에 관해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입장을 취하며 그리스도교와 정신적으로 거리를 두었다.
그러나 점차 ‘인간이란 무엇인가’ 하는 문제에 깊이 천착하게 된 그는 자신의 삶을 뿌리에서부터 재평가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마침내 파사우 살바토리아 수도원에서 수도자들과 여러 차례 피정을 하고, 1996년 요제프 라칭거 추기경과 몬테 카시노의 성 베네딕토 수도원에서 장시간 이야기를 나눈 대담집 『이 땅의 소금』을 펴내면서 교회로 돌아오게 된다. 지은 책으로는 전세계 24개 언어로 번역된 베스트셀러 『하느님과 세상』과 『수도원의 가르침』 『내가 다시 하느님을 생각하기 시작했을 때』 『베네딕토 16세의 삶과 사명』 등이 있다.
* 책소개
『가톨릭에 관한 상식사전』은 가톨릭이 2000년이라는 엄청난 세월 동안 만들어낸 역사와 전통을 꿰뚫으며 단지 신앙인만을 위한 가톨릭 교과서가 아니라, 이를 통해 인류 모두가 그리스도교의 막대한 유산을 누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책이다.
저자는 그리스도교 문화가 “인류의 근원적 지식과 고대의 유산만 전해준 것이 아니라 유례없는 영적 전통”을 만들어냈으며 그것은 “낮과 밤을 위한 전통이었고, 탄생의 순간부터 영원의 문턱에 이를 때까지 지켜야 할 전통”이었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그리스도교 문화가 인간 삶의 근간을 형성해왔다는 것이다.그 예시로 저자는 모차르트와 바흐를 좋아하고 뒤러와 미켈란젤로를 사랑하는 사람은 그리스도교에 감화된 문화유산을 누리는 것이며 달력을 보는 사람도 필연적으로 그리스도 탄생 이후의 날들을 센다는 사실 등을 보여준다.
젊은 시절 이성을 근간으로 한 ‘회의론자’였던 저자는 회의론자에게든 무신론자에게든 신앙인에게든 공통적 화두가 ‘인간’이라고 지적하며 이 책을 통해 한번쯤 그리스도교의 역사와 전통 그리고 그 유산에 눈길을 돌려보기를 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