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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설팅업계에서 일하고 있는 필자는 후배사원들에게 기회을 잡아 만년필을 선물한 바 있다. 입사 후 회사규정에 컨설팅 업무에 익숙해져 가는 후배에게 만년필을 선물하거나, 혹은 첫 프로젝트를 무사히 마치고 고객에게 박수를 받고 명예롭게 사무실로 복귀하거나 혹은 심한 실수를 저질러 의기소침에 있는 후배사원에게 격려의 선물로 주는 등 필자가 채용한 대부분의 후배사원들에게는 이런 저런 이유를 달아 만년필을 선물하였다.
선물을 주면서 이런 저런 이유로 선물의 변을 전달하였으나 만년필을 선물한 배경을 좀 더 설명하고 싶다. 만년필은 인생에서 큰 획을 하나 긋게 된 지성인에게 존경의 의미를 담아 전달하기도 하지만 필자의 변은 그렇게 거창하지는 않다.
필자는 유일한 필기구로 만년필을 항상 휴대하고 언제나 만년필로 필기를 한다. 만년필의 매력은 종이에 펜촉이 긁혀 일어나는 미세한 소리와 펜끝에서 이어지는 필기감에 있다. 만년필은 쓰면 쓸수록 그 매력과 필기감에 매료되어 다른 필기구를 손에 잡을 수 없도록 마취시킨다. 이런 만년필의 매력에도 불구하고 사실 많은 사람들이 만년필을 보유하고 있지는 않다. 많은 사람들이 보유하고 있지 않으나 매력적인 만년필이라는 점이 필자가 후배사원에게 선물로 만년필을 선정한 작은 이유이다.
하지만 진정한 선물의 변은 후배사원들이 자긍심과 신념을 항상 유지하기를 원하는데 있다. 이런 저런 이유를 달아 선물을 하면서, 고객에게 언제나 박수받을 수 있도록 가치를 전달하는 컨설턴트임을 주지시키고 언제나 노력하고 깨어있어야 하는 컨설턴트이고 오늘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는다면 내가 멈추어 서 있는 것이 아닌가 고민해야 하는 컨설턴트라는 직업에 대해서 그리고 컨설턴트의 자세에 대해서 강조한다.
만년필을 선물한 것은 결국 신념의 상징을 전달한 것이다. 후배사원들이 지켜야 할 덕목들과 자세를 상징하는 눈에 보이는 그 무엇이 필요한 것이다. 만년필로 필기할 때 마다 그들의 덕목과 자세를 유지하기를, 격분하여 글을 쓰기위해 만년필 뚜겅을 여는 "뽕"하는 조그만 소리가 그들의 자세를 다시 일깨워 주기를, 만년필의 잉크를 리필하면서 그들의 평정을 순간이나마 유지하기를, 인생의 한 획을 그은 존경의 대상이 만년필을 선물받는다면 그 영웅의 노력과 눈물을 기억하기를 기대한다.
신념의 상징으로 꼭 만년필일 필요는 없다. 만년필은 다만 후배사원들에게 필자가 선물한 예를 들었을 뿐이다. 독자의 결심을 담아 낼 작은 그러나 조금은 고급스러운 수첩도 좋고 언제나 단정한 셔츠와 넥타이로 자신을 무장하는 것도 좋고, 책상 위에 일년 동안 올려놓아도 자극이 되는 그런 책도 좋다.
독자를 상징하는 그래서 독자를 하여금 독자의 자긍심과 결심을 유지시키는 그런 신념의 상징을 준비해 보는 것은 세상을 살아 볼만한 매력적인 동네로 바꾸는 작은 외침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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