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동 가로수길에 위치한 스페인 전문 음식점이다. 스페인 지역전문가로 일 년 동안 근무한 적이 있어 스페인 음식에 대한 탐닉이 남다르지만 스페인 음식을 맛 볼 수 있는 식당이 거의 없었다. 예전 청담동 근처에 스페인 음식점이 있어 방문한 적 있었으나 스페인의 맛을 느끼기에는 턱 없이 부족했었다. 또 다른 스페인 음식 전문점이 있기는 하나 그 역시 전통적인 스페인 음식과는 거리가 있다. 스페인은 각 지역 별 특산물이 달라 쉐프의 고향이 어디인지에 따라 음식의 풍미가 다르기 때문이다.
신사동 가로수길에 위치한 스페인 클럽은 이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좋다. 스페인 음식의 가장 대표적인 맛을 옮겨 왔다. 우리 입맛에 맞추어 가공하지도 않았고 지나치게 음식을 상품화하지도 않았다.
커피숍에서 간식처럼 집어 먹는 소위 우리 식의 군것질거리를 Tapas라고 부른다. 커피 한 잔을 주문하고 가장 흔한 Tortilla(토르티야)를 주문하기도 하고 오징어 튀김(Calamares Fritos)이나 새우(Gambas) 등을 먹기도 한다. 이런 Tapas를 즐길 수 있는 곳이 스페인 클럽이다.
제일 먼저 가장 일반적인 Tortilla를 주문하고 옜 추억을 느낄 사이 함께 간 아이들이 모두 먹어 치워 사진을 찍을 새가 없었다. 다음으로 주문한 대구살 구이. 대구살을 으깨어 먹기 좋게 튀겨 내었다. 입 안에 넣자 마자 솜사탕처럼 녹아 없어진다.
다음으로 주문 한 Brocheta de Wagyu 즉 철판에 구운 와규구이이다. 감자와 올리브, 토마토, 와규를 꼬치에 내어 놓는다. 올리브도 토마토도 감자도 맛이 훌륭하다. 와규는 Medium-weldon 정도로 구워 왔다. 이렇게 맛있는 고기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감칠나다. 값은 12,000원으로 네 개의 꼬치가 있으니 가족이 방문해서 하나씩 먹기에 딱 좋다.
이어지는 메인 메뉴는 Paella Mixta. 빠에야 믹스타라고 읽는다. 발렌시아 지방은 Paella Valenciana라고 하여 주로 해산물을 넣지만 마드리드 지방 등에서는 토끼고기, 닭고기와 해산물을 함께 넣는다. Paella Mixta는 해산물과 닭고기를 넣어 만든 빠에야이다.
스페인 클럽의 빠에야는 전통적인 방법으로 만들어 내었다. 애매모호한 이태리 식으로 리조토처럼 만들어 낸 빠에야가 아니다. 스페인스럽게 만들어 낸 이 집의 빠에야는 우리 입맛에는 쫍쪼름한 정도라서 적응하기 어려울 수 있으나 스페인 음식을 제대로 맛보고 싶다면 스페인 클럽의 빠에야를 시식해 봄을 권한다.
개인적으로는 빠에야 대신 다른 Tapas를 여러 개 더 추천하고 싶으나 스페인 음식을 맛보기 위해 방문한 초보라면 빠에야를 빼 놓고 스페인 음식을 논하기는 어렵다.
한참을 정신 없이 탐닉하다 구석 구석을 살펴 본다. 참으로 스페인스럽다. 스페인 남미 지방의 정취를 물씬 풍기고 있다. 너무 과하지 않고 너무 초라하지 않은 딱 스페인스럽다는 표현이 걸 맞다. 스페인 클럽 구석에 거대한 양초 꾸러미가 눈에 띈다.
스페인 클럽은 골목에 위치하고 있어 첫 방문자는 쉽게 찾을 수 없다. 가로수길에서 할리스 커피숍을 찾고 그 골목으로 들어가 아이폰 지도에서 스페인 클럽을 찾는 것이 좋다. 스페인스러운 식당에서 스페인의 맛을 느끼고 싶은 맛집을 사랑하는 모든 독자에게 강력 추천한다.
* 식당명 : 스페인 클럽 (가로수길 1호점)
* 위치 : 강남구 신사동 524-30
* 전화번호 : 02-515-1118 (이제는 소문이 나 빈 자리 찾기가 쉽지 않다. 예약 필수)
* 가격 : 4인 가족이 방문하여 과하지 않게 먹는 경우 60,000~80,000 정도 (와인 제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