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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후기

[독서후기]리심 (총 3권)

by 시칠리아노 2007. 6. 8.

* 책이름 :리심 (총 3권)
* 출판사 :민음사
* 저자 : 김탁환
* 독서기간 : 2007년 5월 17~20일
* 초판 연월일 : 2006년 9월 15일

* 감상 

역사를 지독하게도 싫어하는 내게 김탁환의 역사소설은 특별한 재미를 선사한다. 김탁환의 소설은 역사적 사실을 기초하여 때로는 추리소설로 때로는 애정소설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김탁환의 소설이 매력있는 이유는 역사적 사실을 모조리 제외하고 읽어도 나름대로의 재미를 선사하는 저자 특유의 글발 덕분이다.

이처럼 김탁환 저자의 소설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내가 [리심]이라는 이 작품은 한참이 지난 지금에서야 집어들었다. 저자의 다른 소설과는 달리 특이하게도 3권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작품만은 선뜻 내게 다가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3권의 분량이라면 어쩔 수 없이 역사적인 배경을 낱낱이 설명할 수 밖에 없을 것이고 게다가 저자가 발로 뛰어 20년의 공력을 들였다는 이 작품은 역사를 싫어하는 내게 역사를 이야기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리심은 19세기 말 개화기 조선의 실존 인물이며 초대 3대 프랑스 공사를 지낸 빅토로 콜랭 드 플랑시의 연인이며 조선 여성 최초로 프랑스에 발을 디뎠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 역사적 배경도 소설로 구성하기에 재미가 있거니와 소설의 소재로 리심은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은 역사적 재미를 한 껏 선사할 수 있는 매력을 내포하고 있다.

하지만 3권이라는 분량은 애매모호하다. 새로운 소재를 2권으로 압축하기에 무리가 있을 수 있겠으나 3권의 분량은 아무래도 기존의 김탁환 저자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재미를 찾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대신 역사적 사실과 문학적 가치를 한꺼번에 담아내어야 하겠으나 문학적 재미를 마음껏 표출하기에는 3권의 분량은 또한 부족하다.

결국 이 소설을 읽어가는 독자는 나름대로의 타협을 하여야 한다. [리심]만이 가지고 있는 역사적 재미와 [리심]과 주변인물의 심적갈등을 적절하게 받아들일 준비를 하여야 한다. 지나친 문학적 상상력은 이 작품을 통해 우리가 노리는 바가 아니다. 지나친 역사적 배경 설명 또한 우리가 얻을 가치가 아니다. 우리는 적당한 역사소설의 재미와 적당한 [리심]이라는 보기 드문 소재가 던져주는 재미를 찾아야 한다. 그리고 뒤따라오는 문학적 상상력은 부가적인 재미로 여겨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저자와 독자와의 소통을 이루어 낸 이후 읽어가는 이 작품은 저자의 기존 작품과는 다른 특이로운 맛이 느껴진다. 새로운 저자의 면모를 발견한 재미는 김탁환 저자의 다음 소설을 찾게 한다.

* 저자소개 

단정하고 아름다운 문체로 기억과 자료를 가로지르며 삶을 탐험하는 소설가 김탁환(金琸桓)은 1968년 10월 27일, 군항제로 유명한 경상남도 진해에서 태어났다. 창원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1987년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 진학하였고, 1989년에는 대학문학상 평론 부문에 「길안에서의 겹쳐보기-장정일론」으로 당선되었다.

학부 시절 '문학예술연구회(약칭 문예연)'에서 동아리 활동을 했다. 1991년 대학원에 진학하여 고전소설을 공부하면서 틈틈이 시와 소설을 습작하였고, 1992년부터 1993년까지 노동문학회 '건설'에서 활동했다. 1993년 동대학원 박사과정에 진학하였고첫 장편(미발표)을 탈고했다. 
1994년에는 민수경씨와 결혼했고, 같은 해 '상상' 여름호에 「동아시아 소설의 힘」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비평활동을 시작했다. 1994년 겨울부터 '상상' 편집위원으로 참여하여 1996년 여름까지 문학평론 일곱 편을 연이어 발표하였다.

박사과정을 수료하는 것과 동시에 해군사관학교 교수요원으로 발탁되어 사회인문학처 국어교수를 지냈고, 그 후 한남대학교 문예창작가학과 조교수, 건양대학교 문학영상정보학부 전임강사를 지냈으며, 현재 KAIST 문화기술대학원 교수로 스토리텔링을 가르치고 있다.

<혜초>, <리심, 파리의 조선 궁녀>, <방각본 살인 사건><열녀문의 비밀>, <열하광인>, <허균, 최후의 19일>, <불멸의 이순신>, <나, 황진이>, <서러워라, 잊혀진다는 것은>, <압록강>, <독도평전> 등 치밀한 사상사적 연구가 바탕이 된 장편소설을 발표했다. 이 밖에 소설집 <진해 벚꽃>, 문학비평집 <소설 중독> <진정성 너머의 세계> <한국 소설 창작 방법 연구> <김탁환의 독서열전> <김탁환의 쉐이크> 등을 출간했다. <불멸의 이순신>은 KBS에서 대하드라마로 제작방영 되어 인기를 모았다.

* 책소개

<불멸의 이순신>, <방각본 살인 사건><열녀문의 비밀>의 작가 김탁환의 2006년 신작. 조선 말기, 프랑스 외교관과 사랑에 빠졌던 조선의 궁중 무희 '리심'을 주인공으로 한 장편소설이다. 격동의 19세기, 외세의 이권 침탈에 신음하며 힘겹게 근대의 싹을 틔워가던 개화기 조선의 모습이, 비운의 사랑 이야기와 함께 생생하게 펼쳐진다.

리심(梨心)은 19세기 말 개화기 조선의 실존 인물. 초대 3대 프랑스 공사를 지낸 빅토르 콜랭 드 플랑시가 그녀의 연인이다. 리심은 1893년 5월 빅토르 콜랭을 따라 조선 여성 최초로 프랑스에 발을 디뎠다. 그리고 한 해 뒤인 1894년에 플랑시가 모로코 대사로 부임하면서, 역시 최초로 아프리카 땅을 밟은 조선 여성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