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한층 여름에 가까이 다가 선 느낌이지만 IT 산업의 한파는 봄을 느낄 여유를 주지 않는다. 최근의 모 외국 기관의 보고서는 2009년 7월까지 Tough한 시장이 지속되고, 이후 2010년 6월까지의 1년은 예측불허이나 지금보다 분명하게 나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한동안 진행되었던 구조조정의 여파가 이제서야 몰려 드는 기분이다. 수 개월 간 ERP (퇴직위로금)를 수령하고 잠적했던 IT 인력들의 이력서가 몰려들기 시작하고, 이는 글로벌 회사일수록 그리고 시니어 인력일수록 그 정도가 더 하다. 평소라면 구경하기도 힘들었던 우수 인재들의 이력서가 많아 지는 것을 보면 지금은 분명한 한파의 극치이다.
하지만 이러한 위험 천만의 시기에도 우리나라 IT 시장은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안정적으로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있는 우리나라는 평소의 지론대로 위기를 기회 삼아 도약의 발판으로 삼고 있는 모습이 2사분기 IT 산업 내 총체적으로 조망되고 있다.
위기를 기회 삼아 도약을 준비하는 IT 산업 채용 시장의 틈새를 살펴보자.
가장 먼저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기업은 ITA 컨설팅을 진행하는 기업들이다. ITA법 제정 이후 모든 공공기관은 ITA를 정비하도록 요구되었다. 2008년까지 대형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ITA 컨설팅을 진행하였고, 2009년 이후에는 ITA 구축을 실무자 레벨까지 확대하여 개발을 진행하여야 한다. 실무자 레벨로 개발 범위가 확대되면서 높은 컨설팅 단가를 적용하던 컨설팅사의 역할이 막을 내리고 ITA를 이해하는 개발자로 ITA 개발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수요가 급증할 전망이다. 이에 발 빠르게 ITA 전문 인력을 채용하거나 채용을 준비하고 있는 기업이 늘고 있다. 자연스럽게 BA, AA 영역보다는 ITA 프로젝트를 리딩할 수 있는 PM, PL급을 중심으로 인력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다른 움직임은 Tier II에 해당하는 SI 업체들의 신규 사업 준비이다. SDS, LG CNS, SK C&C 외 격차가 벌어져 있는 Tier II에서는 지금의 IT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신규 시장 진입과 내실 경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1군과 2군의 격차의 원인이었던 사전영업 단계, 사전 컨설팅 단계, 대외 사업 강화 등을 목표로 컨설팅 회사 출신의 IT 컨섵턴트 영입, 공공 BA 영입 등이 조심스럽게 진행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부족한 영역을 메꾸는 작업을 충실하게 진행하는 내실있는 기업도 눈에 띈다. 비록 브랜드가치는 낮을지언정 탄탄한 내실을 이루어가고 있는 IT기업들은 평소에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빈 자리를 메꾸는 작업을 진행하면서 TA, DA 등 외주를 통해 해결해야 했던 Pain Point를 해결해 가고 있다. 높은 외주 단가를 지불했던 전문 영역을 빠른 속도로 채용인력으로 채워가고 있어 향후의 귀추가 주목된다.
대형 컨설팅 회사의 신규 채용 움직임은 눈에 띄지 않는다. 최근 수 개의 오픈 포지션을 진행하던 회사도 채용을 취소한 바 있다. 구조조정의 여파를 극복하기도 전에 오픈 포지션을 진행하기는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글로벌 기업의 경우에도 과격한 구조조정을 4월 이후 완료한 사례가 많다. 현재 오픈 포지션이 있으나 본사 승인이 없어 채용이 어렵다는 기업도 있을 만큼 당분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그 와중에 유일하게 전년도에도 유행했던 IFRS 포지션 등의 인기는 여전하다.
웹 에이전시는 어떨까? 웹 에이전시는 한 마디로 단언하기는 어렵다. 여전히 내실있게 잘 진행되는 기업도 있고 대형 업체이지만 극히 어려운 상황에 처한 기업도 있다. 신규 사업을 준비하면서 전혀 다른 영역에 손대는 기업도 있고, 지금의 분야만을 철저하게 고집하면서 특정 고객사와 밀월관계를 유지하는 기업도 있다. 부침이 컸던 웹 에이전시의 예전 모습을 기억하는 임직원들은 지금 쉽게 의사결정을 하지 않고 있다. 예전보다 신중해졌고 예전보다 몸이 무거워졌다고 보는 것이 옳겠다.
솔루션 기업? 하드웨어 기업? 모바일 관련 업체? 단연 채널 영업을 강화할 수 있는 후보자를 물색하고 있다. 위기를 영업력 강화로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이 강하다. 솔루션 기업이나 하드웨어 기업은 IT 컨설팅이나 SI회사처럼 회사의 전략이나 고객을 바꾸는 것이 쉽지 않아 결국 영업력에 승부를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모바일 관련 업체나 신기술 관련 업체는 경기의 어려움과는 크게 관계하지 않는 분위기이다. 매출 지향적이기 보다는 R&D 지향적인 기업들은 경기와 무관하게 운영되고 있다. R&D 관련 엔지니어는 필요한 만큼 필요한 순간에 채용을 진행하고 있어 장기전을 펼칠 태세이다.
간단하게 2009년 2사분기의 IT 인력 채용 동향을 살펴보았다. 현황을 분석했다면 당연히 우리의 대응 방향과 대응 방안을 결정하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지금 준비해야 하는가? 아니면 움츠려야 하는가? 그도 아니면 박차고 일어서야 하는가?
그 해답을 필자의 블로그에서 필자와 함께 고민해 보았으면 좋겠다. 다음 호 에서는 상황을 재 점검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져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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