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판사 : 세종서적
* 저자 : 미치 앨봄
* 독서기간 : 2005년 3월 28~29일
* 초판 연월일 : 2005년 3월 25일
* 저자소개 :
에미상을 수상한바 있는 방송가이자 칼럼니스트이다. 2005년 현재 본격적인 작가의 길을 가기 위해 글쓰기에 전념하고 있다. 또한 모리와의 만남 이후, 여러 자선단체의 이사로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으며, <에디의 천국>이라는 첫 소설을 발표했다.
* 줄거리: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의 저자 미치 앨봄의 첫 소설. 퇴역한 상이군인 에디는 놀이공원에서 정비공으로 일하는 83세의 노인이다.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그는 자신의 생일날 추락하는 놀이기구 밑에 서있는 어린 소녀를 구하려다 죽음을 맞고 만다.
천국에서 눈을 뜬 그는 그곳이 종착역이 아님을 알게 된다. 그곳에서 그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서로의 삶에 영향을 주고받았던 다섯 사람을 만나게 된다.
어린 시절 에디가 형과 함께 한 공놀이 때문에 교통사고로 죽음을 맞은 파란 몸뚱이 사내, 2차 대전에 참전한 에디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일부러 다리에 총을 쏘아 평생 불구자로 살게 만들었던 군대 상사, 에디의 마음을 늘 불편하게 햇던 아버지의 진심을 알려주는 루비 부인, 에디의 유일한 사랑이었던 죽은 아내 마거릿, 에디가 참전 중 불을 질러 죽게 만든 필리핀 소녀 탈라가 그 다섯 사람.
그들은 에디에게 지상에서의 삶을 설명하고 삶의 이유와 가치를 들려준다.
"우연한 행위란 없어. 우리 모두 질긴 인연으로 연결되어 있다네. 바람과 산들바람을 떼어놓을 수 없듯, 한 사람의 인생을 다른 사람의 인생에서 떼어놓을 수는 없어."
"분노를 품고 있으면 독이 돼요. 흔히 분노를 상처를 준 사람들을 공격할 무기라고 생각하지만 증오는 양날을 가진 칼날과 같아서 휘두르면 자신도 다쳐요. 용서하도록 해요. 놓아버려요."
에디는 그들과의 만남을 통해 보잘것없어 보이던 자신의 삶에 숨겨져 있던 의미와 가치를 깨닫게 된다. 지은이 특유의 삶과 죽음에 관한 깊은 통찰과 휴머니즘이 배어 있는 책. 고독한 인간을 위한 따뜻한 위안을 느낄 수 있다.
* 감상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의 저자인 미치 앨봄의 2번째 작품이지만, 첫 번째 작품에 이어 유명세를 타고 곧바로 출간되지는 않았다. 저자는 약 7년여 시간을 두고 다듬고 또 다듬은 이후 이 작품을 출간하였다고 보아도 좋다.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이 죽음을 이야기하고 있다면 이 작품 역시 죽음과 깊숙히 관련되어 있다. 하지만 죽음의 어두움을 설명한 문학작품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의 삶을 뒤돌아보게 하는 강한 삶을 이야기하고 있다. "자유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어떤 것을 할 수 있는 강한 의지"라는 자유론의 구절이 이 작품의 죽음과 삶에 대한 성찰이다.
이 책의 출간과 동시에 내 손에 책이 들어왔건만 이 책은 2판 2쇄라는 희한한 기록이 펼쳐지고 있다. 2003년 12월에 출간된 [에디의 천국]이라는 작품을 새로운 제목으로 재판하게 되어 2판이 되었고 그 유명세 덕분에 서점에 채 깔리지도 전에 2쇄를 들어가는 신기록을 세우면서 이 책의 존재를 잊고 있었던 우리에게 다시 다가왔다. 그제서야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을 떠 올리게 되는 우리의 기억력은 참으로 믿을게 없다.
책의 뒤편에 출판사인 세종서적에서 진행하고 있는 이벤트 엽서가 눈에 띈다. "천국에서 만나고 싶은 다섯 사람"을 적도록 되어 있는 이벤트 엽서를 보면서, 아마 천국에서 만나고 싶은 나의 지인 다섯명은 누구일까를 되새긴다. 가족과 옛친구, 그리고 누굴까? 인생에서 의미깊었던 딱 다섯명을 골라낸다면 누구를 골라야 하는 기대감과 고민을 뒤로 한 채 본격적으로 책을 읽어나가면서 전율과 충격이 함께 한다.
이 책의 주인공인 에디는 죽음과 동시에 천국에서 다섯명을 만나게 되며 한 명 한 명의 의미는 내가 엽서에 적으려는 다섯명과는 무관하다. 가족의 사랑을 확인하는 한 명만이 겹치는 공통점이라고 할 것이며, 나머지 4명은 주인공인 에디 자신도 전율과 충격을 느끼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인연의 장, 희생의 장, 용서의 장, 사랑의 장, 화해의 장이라는 목차를 보고서 이 책에서 이야기 하는 것은 뻔한 인연과 희생과 용서와 사랑과 화해를 이야기하는 도덕책이라고 넘겨짚지 않기를 권한다. 나 역시 도덕 교과서에 자주 등장하는 이러한 단어들을 떠올리며 후다닥 읽어 넘기려는 시도를 했었다. 분명하게 에디가 첫 번째 사람을 천국에서 만나는 그 순간 에디가 느끼는 전율을 나 역시 똑같이 느끼며 그 때부터 이 작품은 분명히 뻔했을 인연과 희생과 용서와 사랑과 화해를 이야기하고 있지는 않다.
결론적으로는 보잘 것 없는 인생 모두가 의미깊고 존재가치가 있다는 명제로 요약이 되겠지만 이 책이 가치있는 것은 이런 결론을 철학적이거나 종교적인 배경속에서 논하지 않고 마치 문학작품처럼 또는 뛰어난 소설처럼 엮어내는데 있다. 그제서야 이 책이 7년만에 출간된 2번째 작품이라는 것을 기억하게 된다. 한 줄 한 줄, 한 문장 한 문장을 이제 꼼꼼히 가능한 천천히 읽으려는 시도가 뒸따른다. 두 번째, 세 번째 사람을 만나면서 쉽게 쉽게 써 내려가지 않고 하나의 문장마다 은유와 강한 메시지가 담겨 있음을 깨닫게 된다.
다섯 명의 사람을 다 만나게 되는 순간이 오면 책을 읽기 시작할 무렵의 이벤트엽서가 눈에 띈다. 더 이상 다섯 명으로 누구를 골라야 하나라는 질문은 이제 의미가 없다. 주인공 에디가 그러했든 내가 만나게 될 다섯 명 중 기껏 한 명 혹은 두 명 정도만 짚어 낼 수 있으며 나머지 서너명은 내가 천국에 가게 되는 순간 알게 될 것이고 에디처럼 나 역시 충격을 받게 되리라.
이제 이런 충격을 줄이기 위해서는 마지막 만남을 다시 읽어야 할 것이다. "모두가 하나인 이야기"라는 저자의 에필로그에 들어서면 한 순간 한 순간 의미있는 삶이고 내가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누군가와 인연을 맺고 있으며 내가 이곳에 있는 이유를 이해하게 된다. 매 순간에 충실하고 존재가치를 되새겨야하는 이유를 이제 이해하게 된다.
자신 스스로와 화해하여야만 "마침내 진짜 모습과 만나는 나라, 그곳이 천국이라"는 표지의 글을 끝으로 책을 덥게 되지만 에디와 함께 한 천국에서의 다섯 사람은 오랫동안 내 삶에서 자리를 지키게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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