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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후기

[독서후기]쿠오바디스 한국경제

by 시칠리아노 2009. 7. 19.

* 책이름 : 이준구 교수의 쿠오바디스 한국경제
* 출판사 : 푸른숲
* 저자 : 이준구
* 독서기간 : 2009년 7월 16~18일
* 초판 연월일 : 2009년 4월 1일

* 감상 

MB정권의 정책이 마음에 들지는 않는데 딱히 "왜 그렇다"라고 표현하지 못하고 입에서 단어가 뱅뱅 맴도는 독자에게는, 바로 그 단어를 꼭 집어서 이야기해 줄 경제 전문가가 필요하다. 상대의 무식함이 극에 달해 한 대 쥐어 박고 싶으나, 그렇다고 반박할 자신도 없는 소시민들에게도 그들의 부족한 자신감을 메꾸어 줄 친절한 가이드가 필요하다. 좌빨, 우빨이 아닌 합리성을 기준으로 설명해 주는 이념의 전도사가 아닌 합리적인 경제 교육 전문가가 우리에게는 필요하다.

이 책의 저자 이준구 교수는 스스로를 시장주의자라고 규정하는 동시에, 정책을 판단하는 잣대는 단순하고 명쾌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스스로를 경제학자 보다는 경제교육전문가라고 표현하는 그는 복잡한 우리의 경제를 단순하고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전달하는 것에 더욱 매력을 느끼는 것처럼 보인다. 따라서 이 책의 내용은 경제 전문가가 읽어야 할 복잡한 경제의 이념 이야기가 아닌 우리의 현실이자 우리의 바램이자 우리의 아픔을 하나 하나 벗겨가며 설명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잇다.

이 책의 글은 MB정권 탄생 바로 전부터 얼마 전까지 언론 매체에 기고한 글을 중심으로 편집되어 있다. 먼 옜날의 꺼리를 중심으로 작성된 글이 아닌, 바로 얼마 전 혹은 바로 며칠 전의 내용을 담고 있어 현장감이 있고 아직 풀리지 않은 고통스러움을 저자의 글을 통하여 달래볼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저자는 이 책의 출판을 위해 지나치게 거친 표현은 가다듬는 정성을 쏟았으나, 이 책에서 읽을 수 있는 표현 정도나마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는 얼마 안되는 책이니 만족스럽다.

이 책의 서문에서 저자는 "주류경제학을 공부한 사람은 어느 정도 보수적일 수밖에 없으며, 이는 시장이 효율성을 가져다준다는 믿음을 버릴 수 없기 때문이라고"설명한다. 그런데 저자가 MB정권을 비판적으로 보고 있다는 이유 하나로 소위 좌빨이며 진보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는, "사회 전반의 분위기가 보수화된 데 있다는 것이" 저자의 믿음이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예전 위치를 그대로 지키고 있는데 "사회가 오른쪽으로 움직이다 보니, 저자의 위치가 왼쪽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말이다.

경제논리 없이 감정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많은 사람들, 서민이면서 서민의 역할과 방향성을 상실한 자기봉사적 속성을 가진 약자들, 그리고 무엇인가를 주장하고 싶으나 그게 무엇인 지 정확한 단어로 설명하지 못하는 많은 독자들에게 이 책을 강력히 추천하는 바이다.

* 저자소개 

뉴욕주립대학교(올버니) 경제학과에서 가르쳤고, 1984년부터 서울대학교 경제학부에서 경제학원론, 미시경제학, 재정학 등을 가르쳐 왔다. 최근 20주년 기념판을 찍은 <미시경제학>을 비롯해 <재정학>, <경제학원론>, <경제학 들어가기>, <새 열린 경제학>, <시장과 정부>, <소득분배의 이론과 현실> 등 여러 권의 책을 썼다. 최근에는 한국 사회의 핫이슈인 대운하사업, 종합부동산세 개편, 한미 FTA, 경기부양책 등을 날카롭게 통찰한 결과를 수록한 <쿠오바디스 한국경제>를 출간하였다.

* 책소개 

26년 동안 강단을 지키며 교육과 연구에 전념하며 그 밖의 활동과 거리를 유지해온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뜨거운 이슈인 대운하사업, 종합부동산세 개편, 한미 FTA, 주택정책, 경기부양책, 교육개혁 등을 날카롭게 통찰한다.

스스로를 시장주의자로 규정하는 ‘교과서 경제학자’ 이준구 교수에게 있어 정책을 판단하는 잣대는 단순하고 명쾌하다. ‘경제학의 정설과 원칙’ 그리고 ‘정책 판단의 잣대는 이념이 아니라 합리성이어야만 한다’는 원칙이다. 따라서 현 정부의 시장에 대한 맹목적 믿음은 우리 사회를 도그마 시장주의, 무원칙 실용주의로 몰아가고 있다고 진단한다.

저자는 현 정부가 펼치고 있는 ‘뉴딜’이 실제로는 토목공사가 아닌 진보적 사회정책이라고 말하며 참여정부와 현 정부, 그리고 한국경제의 미래 판도를 뒤흔들 한미 FTA는 체결하는 쪽이 이익이라고 지적한다. 저자의 판단 근거가 ‘이념이 아닌 합리성’임을 확인하게 되는 지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이 책은 강단을 지켜온 교과서 경제학자의 저서답게 경제 정책들의 타당성과 정당성을 가늠할 보편적 기준으로서 경제학의 정설들―조세정책의 원칙, 시장과 정부의 힘의 균형, 경제적 타당성 검토의 원칙―을 논거로 튼실하게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국가 정책에 따라 현재 삶의 질과 미래가 결정되는 국민으로서 쏟아져 나오는 경제정책들을 올바르게 판단할 수 있는 인식의 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본 도서 리뷰는 TISTORY와 알라딘이 제공하는 서평단 리뷰 포스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