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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예고된 죽음의 연대기 (Cronica de una Muerte Anunciada)
* 출판사 : 민음사
* 저자 :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 독서기간 : 2013년 2월 15~16일
* 초판 연월일 : 2008년 8월 14일

* 감상

작가가 경험한 실화를 바탕으로 쓰여진 소설이다. "소설은 작가가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경험한 바에 기반하며, 가장 비현실적으로 보이는 것조차도 시적 수단을 동원해 변형한 현실"이라고 한다. 이 작품도 작가의 경험을 오랜 기간동안 묵혀두었다 더 참지 못하고 써 내려간 소설이다. 리얼리즘이라는 관점에서도 가장 사실적인 경험과 사고를 펼쳐냈음은 물론이다.

이 작품의 줄거리는 의외로 간단하다. 첫날 밤 처녀가 아니라는 이유로 신부가 소박당하고, 그 가족이 신부의 명예를 되찾아 주기 위해 살인을 자행한다는 줄거리이다. 저자는 기자의 주도면밀함과 인생의 암호를 풀어내는 작가의 섬세함으로 살인사건을 흥미로운 이야기로 바꾸어 놓는다.

이 작품에서 가장 눈여겨 볼 것은 '군중의 무관심' 혹은 '집단의 침묵'이다. 이 작품에서의 살인은 예고되어 있었지만 마을 사람 어느 누구도 이를 제지하지 않는다.

하지만 실제로 비까리오 형제는 산띠아고 나사르를 즉시, 사람들 몰래 살해하는데 필요한 행위는 전혀 하지 않았고, 오히려 자신들이 살인을 저지르지 못하게 누군가가 말리도록 상상을 초월하는 행위를 많이 햇다. 그렇지만 그들은 결국 자신들의 의도를 관철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비까리오 형제는 마을 사람들 대부분에게 살인을 예고하며 말려 달라고 애걸하느 모습이나 어느 누구도 이를 진정성을 가지고 받아 들이지는 않는다. 살인을 자행하는 그 순간까지 작가는 카메라의 시선으로 비까리오 형제와 마을 사람들을 뒤 쫒는다.

 "우리가 산띠아고 나사르를 죽이러 갈 거야." 빠블로가 말했다.
 그들은 착하다고 소문이 자자했기 때문에 아무도 그 말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 "우리는 그 친구들이 술에 취해 헛소리를 한 거라 생각했어요."

심지어 살인에 쓰일 칼을 빼았거나 경찰을 만나서 살인을 예고할 때도 귀 기울리지 않다.

 그녀는 비까리오 형제가 자신들이 그런 짓을 하는 걸 말려 주는 호의르 베풀 사람만 있으면 자신들이 내뱉은 말을 부득부득 실행하겠다는 마음은 아니었을 것이라 확신했다. 하지만 아뽄떼 대령은 천하태평이었다.
 "의심이 간다고 아무나 체포할 순 없잖아요. 지금으로선 산띠아고 나사르에게 주의만 주면 되는 문제고요. 모두 행복한 한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다른 각도에서는 명예와 죽음의 대립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가족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살인을 자행하지만 과연 그럴 가치가 있는 것인 지 고민해 볼 가치가 있다. 저자 역시 명예와 죽음의 대립에 관하여 살인자의 선언을 통해 우리에게 전달한다.

변호사가 그 살인은 명예를 지키기 위한 정당행위였다고 주장하자 재판부는 양심적인 행위라고 받아들였고, 쌍둥이 형제는 최후 진술에서 똑같은 이유라면 천 번이라도 같은 행동을 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살인을 저지르고 몇 분이 지난 뒤 그들은 교회당국에 자수하면서 그런 방향으로 변호를 해 달라고 귀뜀해 주었다.

이 작품은 명예와 죽음의 대결에서 명에와 관련된 집단 무관심, 집단의 침묵으로 연결된다.  군중의 무관심과 침묵이라는 주제는 한번 쯤 고민해 볼 주제이다.

두툼하지 않은 짧은 중편 소설이지만 시사하는 바가 무겁고 큰 작품이다.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가 낯설다면 이 작품부터 시작해 보는 것도 좋겠다.

* 저자소개

콜롬비아 작가. 그는 마술적 사실주의를 전세계에 소개하는 데 큰 공헌을 하였으며, 문학적 성취뿐 아니라 상업적으로도 성공을 거두었다. 많은 문학 평론가들은 가르시아 마르케스를 일컬어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아르호 카르펜티에르, 카를로스 푸엔테스,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훌리오 코르타사르와 함께 20세기 남미의 위대한 작가로 평가하고 있다. 라틴아메리카 문학에서 환상적 사실주의 경향을 주도해 1982년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콜롬비아 마그달레나 주의 작은 도시 아라카타카에서 태어났다. 그의 부모가 바란키야로 이주하게 되자, 어린 가르시아 마르케스는 조부모에 맡겨졌다. 그의 문학 세계 형성에서 어린 시절 조부모에게 받은 영향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후 바란키야로 옮겨 부모와 함께 살다가 바란키야의 기숙 초등학교를 다녔고, 12세에 시파키라의 명문 중고등학교에 장학금을 받고 입학하여 18세까지 공부하였다. 그 후 수도 보고타의 콜롬비아 국립대학교에서 법률과 언론학을 공부했다. (--- 위키디피아)

1948년 저널리스트로서 출발해 시나리오 작가, 저널리스트, 출판업자로 지내다가 1940년대말부터 단편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첫 작품 <낙엽 La hojarasca>에는 그가 즐겨 쓰는 문체의 특징인 리얼리즘과 환상적 구상의 결합이 나타나 있다. <아무도 대령에게 편지를 보내지 않았다 El coronel no tiene quien le escriba>와 단편집 <마마 그란데의 장례식 Los funerals de la Mama Grande>은 'No One Writes to the Colonel and Other Stories'로 영역되었다. 이 즈음 <암흑의 시대 La mala hora>도 발표했다.

가장 유명한 소설 <백년 동안의 고독>은 마콘도의 역사와 이 마을을 세운 부엔디아 가족을그리고 있는데, 이는 콜롬비아의 실제 역사인 동시에 궁극적으로 인류가 체험하는 신화와 전설을 표현한 것이다. 생애의 대부분을 멕시코와 유럽에서 보냈고 현재는 주로 멕시코시티에서 지내고 있다. 그 밖의 주요 작품으로는 <결백한 에렌디라 외>, 연작 소설 <푸른 개의 눈>, <족장의 가을>, <예고된 죽음 이야기> 등이 있다.

* 책소개

마르케스의 화려한 잔혹극. 지은이가 청년 시절 고향 마을에서 실제로 목격한 살인 사건을 소재로, 가십거리를 쥔 기자의 주도면밀함과 인생의 암호를 풀어내는 작가의 섬세함으로 비밀스러운 살인 사건을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바꾸어 놓았다. 명예와 복수, 폭력과 무관심, 거짓 증언과 오해로 얽히고설킨 비극적 사건으로 바닷가 작은 마을은 슬픔에 휩싸이고, 그로부터 27년이 지난 후 진실을 찾기 위한 회상이 시작된다.

산띠아고 나사르에게 순결을 빼앗긴 앙헬라 비까리오. 그녀의 쌍둥이 오빠들은 가족의 명예를 되찾기 위해 산띠아고 나사르를 죽이기로 결심한다. 비까리오 형제는 마을 사람들에게 살인 장소와 시간, 동기까지 공공연히 알리지만 누구도 산띠아고 나사르에게는 그 사실을 말해 주지 않는다.마을 사람들이 살인 현장을 목격하면서 선뜻 제지하지 못한 것도 명예에 대한 이러한 생각 때문이기도 했다.

이 소설에서 가르시아 마르케스는 범행 자체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작가는 명예를 지키기 위해 살인을 불사하는 모습을 구경꾼처럼 서술하면서, 명예와 죽음, 두 가지 중 어느 하나가 우스워져도 상관없겠냐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소설 속에서 어떤 이는 명예란 지체 없이, 주저 없이 복원되어야 하기에 명예를 지키기 위한 행위는 정당할 뿐 아니라 의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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