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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곤의 작은 공간 큰 세상
일식집을 추천하는 것은 참으로 쉽지 않다. 개인적으로 만족하더라도 지나치게 비싸서 감히 추천하지 못하거나 특장점을 정확하게 꼬집어 내기 어려운 그저 그런 집들이 대부분이다. 혹은 매 번 방문할 때 마다 느낌이 달라 글을 쓰기 주저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회사 근처에 위치한 나미일식은 가볍게 들러 식사를 했던 곳인데 매 번 방문할 때 마다 추천 하고픈 심정이 강해진다. 만족스럽다는 느낌이 매 번 방문할 때 마다 강해지는 이 곳이 바로 제대로 된 추천해도 좋을 경우이다. 나미일식은 중심의 큰 홀을 기준으로 좌우에 작은 방들로 구성되어 있다. 두 명이 자주 방문하는 나로서는 최적의 구성을 갖추어 놓은 집이라고 생각한다. 큰 테이블에 4명이 셋팅되어 있다가 급하게 두 명의 자리를 지우는 그런 집보다는 애초에 두..
* 음식 사진을 네이버의 앤드윈샵님 블로그에서 모셔왔습니다. ^^ 놀부보쌈과 돌솥밥은 (주)놀부에서 운영하는 전국적인 프랜차이즈 식당이다. 원할머니 보쌈과 함께 보쌈 프랜차이즈를 양분한다고 해도 좋을 정도의 브랜드 인지도를 가지고 있다. 프랜차이즈 식당이니만큼 전국적으로 음식의 맛이 표준화되어 있고 특색이 없을 것이라 생각하면 천만의 말씀이다. 같은 재료와 같은 요리법을 고수한다고 하더라도 희한하게도 각 지점마다 다른 맛을 낸다. 이 작은 차이는 보쌈 김치를 얼마나 작게 잘라 내 오는가, 돼지고기는 얼마나 잘 익혀나왔는가 혹은 얼마만큼의 크기로 베어 나왔는가 등 작은 움직임이 맛의 차이를 결정한다. 놀부보쌈 집은 자주 들리는 프랜차이즈이나 정말로 보쌈이 먹고 싶을 때는 굳이 멀리 있는 마포점을 방문한다...
명함에 홍어/낙지/전복 이라고 써 있고 [남도음식전문점]이라고 표기되어 있으니 이 집의 특징은 정확하고도 명쾌하다. 회관이라는 단어에 겁 먹을 필요는 없다. 그져 보통 식당 크기라고 생각하면 틀리지 않는다. 물론 몇 개의 방도 있고 홀도 있어서 때로는 조용하게 때로는 거나하게 취할 수 있는 공간이 준비되어 있다. 회식을 해도 좋고 친한 친구끼리 방문하여 방 한 칸을 잡고 떠들어도 좋을 식당이다. 당연하게도 손님을 모시거나 가족과 함께 식사하기에는 어울리지 않는 공간이다. 부담없는 공간이라고 생각하면 적절한 표현이다. 그렇다고 아무때나 방문하기에는 가격 부담이 상당하다. 점심 1일분이 15,000원, 저녁 때 방문하여 갈치조림 하나를 주문하면 40,000원이 최소 수준이다. 함부로 "내가 쏠께~"라고 외칠..
* 음식 사진을 네이버의 프린트님 블로그에서 모셔왔습니다. ^^ 떡만두국 하나로 승부를 보는 이촌동 "갯마을"은 꽤 잘 알려져 있다. 이촌동 동네 사람에게 가장 인기 있는 만두국집이면서 소문을 듣고 찾아 온 식도락가의 방문이 끊이지를 않는다. 만두국이 무어 별게 있겠는가? 하는 생각과는 달리 한 번 방문을 한 고객을 다시 찾게 만드는 매력이 있으니 이 집의 특성을 오밀조밀하게 살펴보는 것도 의미있다 하겠다. 만두국, 떡국, 떡만두국, 녹두전이 이 집의 모든 메뉴이다. 떡만두국에서 떡을 뺀 만두국이나 만두를 뺀 떡국이나 거기에서 거기이니 대부분 떡만두국에 녹두전 하나를 주문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밀려 드는 손님을 감당하기 힘들어 2007년 가게를 확장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식당 밖에는 손님들이 대기하는..
일정식 집은 방문하는 곳마다 특이함이 있어야 한다. 수 없이 많은 주변의 일식집, 어디나 비슷 비슷해 보이는 메뉴 등 어찌 보면 비슷함이 많고, 같은 재료를 어찌 요리하느냐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지기도 한다. 혹은 안주거리가 어떠한가로 평가하기도 한다. 한정식보다 훨씬 비싼 가격으로 승부를 해야 하고, 쉐프의 솜씨와 정성이 손님의 기호를 만족시키는가에 역점을 두어야 하니 결국 특이함이 없으면 살아 남지 못하는 것이 일식당이라고 생각한다. [대어]는 많은 크고 작은 방으로 구성되어 있고 홀 중앙에 서빙하는 쉐프가 위치한 기업형 일식집이다. 쉐프와의 관계 보다는 조용한 곳에서 밀담을 나누기에 그만이다. 가장 조용한 방을 요청했더니 그야말로 음모를 꾸미기에 적당한 방을 추천받았다. 음식은 갖가지 안주거리와 반..
서울시 중구 순화동에 위치한 [고려정]이라는 전통 한정식집이다. 이 한정식집은 중앙일보건물 즉 호암아트홀 입구 맞은 편에 위치한 Fraser 호텔 앞에 자리를 잡고 있는 3층 건물에 터전을 마련하였다. 전통 한정식과 국수전골을 주메뉴로 서비스를 개시하였으며 1층은 주로 가볍게 먹을 수 있는 국수전골을 2층과 3층은 전통 한정식을 즐길 수 있는 크고 작은 여러 개의 방으로 구성되어 있다. 중앙일보 건물 맞은편은 태평로 삼성본관에서 찾아오기도 그렇고 딱히 큰 건물이 없는 상황에서는 왠지 외톨이가 된 듯한 한정식집이나, 한편으로는 중앙일보 근처에서 그렇듯한 식사를 하고자 할 때 다른 대안이 없는 바 위치 상의 장단점이 공존하고 있는 집이다. 전반적인 음식 맛은 단 맛이 강하나 특별히 흠 잡을 것이 없는 맛갈스..
외국손님 - 그것도 육식을 전혀 하지 않는 채식자의자 2명이 포함된 - 모시고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선택한 전통 한정식집이다. 풀향기는 한정식 좋아하고 외국 손님 접대가 많은 강남의 비즈니스맨 사이에는 잘 알려져 있는 식당이다. 풀향기의 가치명제는 한 단어로 요약하면 "건강"이라고 주인장은 말한다. 화학조미료를 전혀 쓰지 않는 것은 물론이요 건강을 위해 철저히 준비된 재료만을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풀향기의 차별점은 "전통"과 "여유로움"이다. 강남 시내 한복판이고 입구를 제대로 찾기 어려울 정도로 그야말로 건물의 한 층에 불과하지만, 풀향기를 찾아 들어가면 세상과 동떨어진 분위기와 여유로움이 있다. "조금 전 차가 북적이는 거리에 내가 서 있었던가?" 하는 자문을 할 정도로 조용함과 우리의 고..
수서역에서 수서파출소와 수서동사무소로 향하는 골목 바로 입구에 있다. 무엇을 먹을까 생각하다 골목 입구에 떡 버티고 서 있는 건물의 2층에 자리잡고 있어 찾기도 편하고 또 근처에 만만한 경쟁력 있는 집이 없는지라 자신있게 쳐 들어갔다. [정통 부대찌개 전문점]이라는 자신있는 간판을 보고 선택한 메뉴는 부대찌개와 두부사리. 메뉴라고 해 봐야 부대찌개가 전부이고 라면, 우동, 두부 등 각종 사리를 추가할 수 있다. 부대찌개 하면 떠오르는 라면사리가 싫어서 특이하게도 두부사리를 주문했다. 곧이어 내오는 부대찌개는 맑을 국물에 쏘세지를 예쁘게 잘 위치하여 내어 놓는다. 지금까지 먹어 본 부대찌개 중에서 쏘세지가 이처럼 오와 열을 맞추어 침상 일선에 정렬하여 나온 것은 처음이다. 쏘세지 보고 하마터면 웃음을 터뜨..
유성온천으로 유명한 충남 유성의 고속버스터미널에 도착하니 이미 점심시간을 훌쩍 넘겼다. 고픈 배를 우려 쥐고 포식을 다짐하며 주변의 식당을 아무리 둘러 보아도 김밥과 우동집이 전부이다. 포식의 기대를 김밥 한 줄과 라면으로 채울 수는 없는 일. 서울과 유성만을 오가는 버스 터미널이라 터미널 근처면 무엇이든 선택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무너지는 순간이다. 터미널 골목을 따라 들어가 좀 더 깊은 탐험을 시작하나 그나마 가장 화려한(?) 집이 [얼큰이 콩나물 국밥]이라는 간판이 보이는 곳이 최적의 대안이다. 메뉴는 단촐하게 콩나물국밥/두부 두루치기/수육 이렇게 딱 3가지다. 이 근처에서 가장 화려한 집 치고는 메뉴가 단촐하다는 질문에 "자신있는 것으로만 승부하겠다"라는 강한 자신감을 보여준다. 옆 테이블에..
서울 강남의 유일한 스페인 식당이었던논현동의 La Esquina... 제대로 된 파에야 발렌시아나를 맛보기 위해 예약 전화를 걸었더니 2005년 5월부터 Cafe로 변경되었다는 암담한 뉴스를 전해 준다. "죄송합니다~"라는 주인장의 애잔한 목소리를 뒤로 하고 전화를 끊었으나... 이제 서울에서는 다시는 맛보지 못 할 음식이 되 버렸다. 금요일 VIP와 함께 점심을 먹으려고 했건만 쯥~ 추신:강북의유일한 스페인 식당은 혜화동에 있다. 왠만해서는 점심때 가기는 힘들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