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곤의 작은 공간 큰 세상

B2B 확실하게 망치는 10가지 지름길 (1/2) 본문

쉽게 읽는 IT 비즈니스

B2B 확실하게 망치는 10가지 지름길 (1/2)

시칠리아노 2004. 1. 26. 17:30
인터넷 트렌드는 지속된다고 가정할 때 인터넷 비즈니스 초창기는 B2C를 중심으로 시작되었고 2000년 한 해는 B2B 혹은 e-Marketplace에 무게가 실렸었다. 2000년 여름 이후 B2B 역시 B2C와 같이 대부분의 사이트가 몰락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 예측하면서 B2B는 Back to the Basic의 약어라는 말로 경종을 울린 바도 있다. B2B에 대한 무조건적인 맹종과 B2B를 B2C를 대신하는 주류라고 해석하는 오류에서 B2B의 몰락이 예견된 것이다. 이 글에서는 기본을 지키지 못해 몰락해가는 B2B 사이트의 활성화를 위해 역설적으로 “B2B 확실하게 망치는 10가지 지름길”을 언급하고자 한다.

1. 우리는 수익이 보장된다고 생각한다.
B2B는 거래중심 사이트이니 수익이 보장된다고 생각해서 B2B 사이트를 개설하였다면 분명히 몰락해가는 사이트 중의 하나일 것이다. B2C는 무료인데 B2B는 Transaction 중심으로 수수료를 받는 모델이라 수익이 보장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야말로 순진한 생각이다. B2B에서 거래가 발생될 때까지는 무수히 많은 난관이 있다. 일부 B2B 사이트는 거래가 발생되고 또 확실한 수익모델이 보장되어 있지만, 하나씩 살펴보면 정교한 Business Model이 설계되어 있다. 또한 적절한 마케팅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성공할 때까지의 마케팅 전략을 고민해 보았는가? 오히려 성공한 B2B 사이트의 시작은 작은 부분에서 하나 하나 쌓아 올린 경우에 대박이 많다. 성공한 대부분의 사이트는 수익이 목적이 아니라 원가절감 혹은 경쟁력 향상이 목적이었고 이후 자연스럽게 수익모델로 전환된 경우이다.

2. 우리는 최고의 솔루션을 도입하였다고 생각한다.
e-Marketplace 구축에서 컨설팅사업자의 부각이 2001년 새해 벽두를 장식하고 있다. 2000년 설립된 대형 e-Marketplace들 대부분이 솔루션 선정에 초점을 두고 사업이 추진되어 왔으며 고가의 솔루션을 도입하고도 Customizing에 어려움을 겪고있는 선례 때문에 컨설팅의 역할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솔루션 사업자와 컨설팅 사업자 사이 제휴가 활발해 지고 있는 배경에는 이와 같은 경험치가 반영되어 있다. 솔루션은 구축기간을 단축시켜 주는 가장 확실한 방안이지만 솔루션 중심으로 구축되는 경우 불행히도 실패의 길을 걷고 있다고 보면 정확하다. e-Business는 그야말로 비즈니스이다. 솔루션 전문가들이 비즈니스 전문가이기를 기대하는 것은 지나친 환상이다. 솔루션 전문가들은 주어진 비즈니스 모델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구현할 수 있지만 비즈니스 모델은 또 그 분야의 전문가들이 책임지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3. 우리는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동일지분의 컨소시엄을 형성하였다.
공정성과 유동성은 e-Marketplace 성공을 저울질하는 잣대이다. e-Marketplace 거래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공정성은 필수불가결하다. 하지만 공정성은 e-Marketplace 내에서 거래가 발생하도록 하는 필수요소이지만 사업을 운영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다. 사이트는 단기간 내 성공적으로 구축이 완료되었으나, 향후 방향성을 결정하지 못하고 허둥대는 사이 어느새 선두를 내 주게 된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이는 특히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동일 지분의 컨소시엄을 형성하는 경우에서 많이 발생한다. 공정성과 강력한 리더쉽은 별개의 문제이다. 강력한 리더가 공정성을 가지고 회사를 운영한다면 가장 최선이고, 혹 그럴 만한 CEO를 영입하지 못했다면 사이트 내 거래는 공정하게 그러나 회사 운영은 강력하게 전개해 낼 대표선수가 필요하다. 장터가 망해버린 다음에야 공정성이 무슨 필요인가?

4. 때가 되면 우리는 분사할 것이다.
분사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망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분사에도 다 시기가 있고 요령이 있다. 그 때를 정확하게 알고 있는가? 분사를 희망하는데 아직 분사하지 못했다, 그리고 때를 기다라고 있다라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다면 분사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망하지 않았다고, 그래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기를 바란다. 조직 운영의 효율성과 인터넷 비즈니스의 특성상 분사전략이 적절한 것은 사실이지만, B2B 경우에는 특히 Market Maker의 역할을 하는 경우에는 상황이 다르다. 중립성을 강조하기 위해서 오히려 분사를 강조하나, B2B 사이트가 망하지 않기 위해서는 유동성이 더 중요하다. 유동성이 확보되는 그 순간 안전한 울타리 내에서 준비하는 것이 옳다. 유동성과 중립성 사이에서 위험한 줄타기가 마무리되었다고 생각하는 순간이 가장 적절한 분사 시점이다.

5. 우리는 Globalization을 지향한다.
B2B 사이트의 대부분이 Globalization을 지향한다고 말하지만, 실상 Globalization에 가까이 다가 선 사이트는 몇 개 없다. Globalization을 지향한다는 것은 분명히 올바른 의사결정이지만, 당장은 Localization을 지향한다고 표방하는 것이 옳다. Localization을 통한 유동성 확보가 관건이고 Globalization을 지향하겠다는 생각은 당분간 CEO 머리에 담아두기를 권한다. Globalization이 잘못된 전략이라는 관점이 아니라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모래성이라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다. 현지화에 가장 충실한 사이트만이 국제화를 추진할 수 있다. 성공한 B2B 사이트는 오히려 현지화에 충실했고, 그러한 사이트만이 국제화에 다가설 수 있었다. 일부 B2B 사이트는 처음부터 국제화를 표방하였지만, 그들의 공통점은 무역사이트에 가장 근접한, 애초부터 국제화될 수 밖에 없는 사이트들이다. B2B 사이트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사이트라는 환상은 이제 버리는 것이 좋겠다.

* 이영곤, "B2B 확실하게 망치는 10가지 지름길", 한경닷컴, 2001. 1.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