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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멋집!

풀향기 [강남구 신사동 / 전통 한정식]

시칠리아노 2008. 7. 5.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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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손님 - 그것도 육식을 전혀 하지 않는 채식자의자 2명이 포함된 - 모시고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선택한 전통 한정식집이다. 풀향기는 한정식 좋아하고 외국 손님 접대가 많은 강남의 비즈니스맨 사이에는 잘 알려져 있는 식당이다.

풀향기의 가치명제는 한 단어로 요약하면 "건강"이라고 주인장은 말한다. 화학조미료를 전혀 쓰지 않는 것은 물론이요 건강을 위해 철저히 준비된 재료만을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풀향기의 차별점은 "전통"과 "여유로움"이다. 강남 시내 한복판이고 입구를 제대로 찾기 어려울 정도로 그야말로 건물의 한 층에 불과하지만, 풀향기를 찾아 들어가면 세상과 동떨어진 분위기와 여유로움이 있다. "조금 전 차가 북적이는 거리에 내가 서 있었던가?" 하는 자문을 할 정도로 조용함과 우리의 고가구가 배치된 깔끔한 인테리어, 놋그릇 혹은 나무그릇, 원목 분위기가 가득한 테이블 등 아무리 봐도 강원도 산골로 위치 이동을 한 듯 여유러움이 가득하다.

내어오는 음식 역시 "제발 음식 천천히 내어 오세요" 라는 나의 평소 요청이 필요 없을 정도로 여유롭고 한적하다.

이제 가장 핵심적인 요리의 맛과 멋이다. 여유, 건강, 자연 등 충분한 멋이 있지만 맛이 부족하다면 감점이다. 몇 몇 요리는 맛도 충분하고 멋도 있어 좋았으나 전반적으로 독특한 개성이 부족하다. 인사동의 산채 전문 식당과 비교하기에도 그렇고 강원도 식 혹은 전라도식, 경상도식 한정식 집과 비교하기에는 무리다. 혹은 한정식을 퓨전으로 재 소화한 집이나 한정식을 아주 심하게 건강식품으로 몰아가는 집과 비교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한마디로 이 집의 맛을 요약할 단어가 충분하지 않다. 외국 손님을 모시고 강남에서 저녁 나들이를 하기에는 좋으나 내 지인을 모시고 방문하기에는 뭔가가 부족하다.

아무래도 이 집은 다시 방문해서 이 집의 맛을 요약하는 단어를 찾아볼 계획이다. 그 때까지 풀향기의 점수는 A학점이라고 말하기에는 무리다. (두부소박이와 탕수버섯은 A ^^)


* 식당명 : 풀향기 (신사점)
* 위치 : 압구정역 2,3번출구, 성수대교 남단 사거리 우회전, 300미터 직진 우측
* 전화번호 : 02-545-0415
* 가격 : 20,000원 ~ 150,000원

* 사진은 풀향기 웹사이트에서 가져왔습니다. (제가 디카를 안 갖고 댕겨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