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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자신있는 것을 버려라. 본문

직장인을 위한 멘토링

가장 자신있는 것을 버려라.

시칠리아노 2004. 3. 5. 12:46
가장자신있는 독자의 역량을 버리라고 하니 난감해 할 지도 모르겠다. 지금의 독자를 만들어낸 핵심역량을 버리라니 그 뒷 일이 막막하기만 할 수도 있다. 핵심역량을 키워서 전문가가 되라는 수 많은 성공의 멘토들이 들려주는 이 말은 무엇이고 가장 자신있는 것을 버리라는 것은 또 무엇인가?

기업의 입장에서는 핵심역량에 집중하는 것이 옳다. 자신있고 시장에서 경쟁력있는 상품과 서비스로 승부해야 하는 것은 증명된 당연한 시장의 논리다. 핵심역량이 아닌 다른 무엇에 집중하기 시작한다면 그 회사는 너무 잘되고 있어 사업을 확장하는 경우거나 너무 안되고 있어 사업을 변화하여야 하는 경우일 것이다. 하지만 기업의 입장은 핵심역량에 집중하여 수익을 극대화하는데 있다.

기업의 입장이 아닌 독자의 입장을 조명하기 시작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혹 성공의 멘토들이 핵심역량에 집중하라고 전한다면 그 멘토는 독자 여러분을 주니어로 보고 있는 경우이거나 기업에서 근무한 바 없는 학자에 불과할 가능성이 크다. 핵심역량에 집중하라는 것은 당연한 바이나 그래서 성공의 멘토들이 당연한 이야기를 설파하고 있으나 혹 독자 여러분이 더 성장하고 싶거든 가장 자신있는 것을 버려야 한다.

주니어에게 가장 자신있는 것을 버리라고 한다면 이는 잘못된 방향이다. 주니어는 지금의 역량을 한 없이 키워 자신의 전문분야를 만들어야 하는 위치에 있다. 소위 주니어는 V형 인간처럼 자신의 역량을 한 없이 깊게 파 내려가야 하는 입장에 서 있다. 그 깊이가 깊으면 깊을수록 자신의 역량을 인정받고 자신의 연봉이 상향조정되며 능력을 인정받고 귀여움 받을 수 있는 자신의 영역을 확보하게 된다.

시니어의 문턱에 올라서게 된 독자들은? 안타깝게도 시니어의 문턱에 올라서는 그 순간부터 예전의 귀여움은 사라지고 무거운 짐과 새로운 과업과 업계의 도전이 도사리고 있다. 자신의 지금 보유하고 있는 핵심역량만으로 승부하기에는 업계의 살얼음판은 너무 얇고 위험하다. 이때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무엇인가? W형 인간으로 변하는 것이다. W형 인간? V형 인간이 보유하고 있는 핵심역량을 하나 더 보유하고 있는 인간이라고 보면 간단하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V형 인간을 만드는데도 혼신의 노력을 기울렸건만 W형 인간으로 거듭나라는 요구는 너무하지 않은가? 필자가 해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지금 가장 자신있는 역량을 버려라. 지금 가장 자신있는 역량을 후배 사원에게 남김없이 가르쳐주고 마치 독자가 일하는 것처럼 후배 사원이 일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가르쳐라. 독자의 말 한마디면 후배 사원이 충분히 이해하고 독자가 일하는 것과 똑 같은 방법으로 아니 더 나은 방법으로 일할 수 있도록 모두 다 전수하라. 그리고 그 역량은 이제 휴지통에 던져 버려라.

그리고, 맨 몸으로 다시 자신의 역량을 키워나가기 시작하라. 머리를 가득 채우고 있어서는 새로운 지식과 경험을 습득할 수 없다. 머리를 깨끗이 비우고 새로운 일을 준비하고 새로운 경험과 지식을 차곡차곡 채워 넣어야 한다.

필자가 가장 안타까워 하는 후배사원들이 있다면 W형 인간으로 변모할 수 있는 역량이 있음에도 자신의 현재 역량인 V형 인간에 안주하고 싶어하는 사람이다. 자신의 역량이라면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는데 그 자신있는 분야를 던지라니? 세상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W형 인간이 수 없이 양성되고 있는데 자신의 현재역량을 언제까지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미래에도 전문가라면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지금의 세상은 전문가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전문가는 겨우 밥을 먹고 살 수 있는 세상이 지금이고 전문가 이상의 그 무엇, 소위 달인이 되고 수퍼맨이 되고 감히 누가 침범하지 못할 경지에 도달하여야만 성공의 문턱에 발을 걸치게 되는 삶이 지금이다.

필자는 가장 자신있는 분야를 언제나 버려왔다. 필자의 후배사원이 그 일을 충분히 해 나간다는 생각이 들면 아예 맡겨 버리고 뒤돌아 보지도않는다. 그리고 항상 남들이 하지 못하였던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왔다. 그 결과를 아는가? 버렸던 분야는 여전히 필자의 역량으로 남아 있고 새로운 영역에서도 재미를 찾고 있다.

가장 자신있는 것을 버려라. 독자 주변에 있는 고수들이 남김없이 다 전수하고 떠나고싶어 하는데도 독자 여러분이 받아 들일 여력이 없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