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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M 내것으로 만들기 (6/6)

시칠리아노 2003. 12. 24. 06:02
이번 호는 CRM의 성공적인 구현을 위한 필수요건과 우리의 자세를 점검하면서 연재를 매듭짓고자 한다. CRM의 성공적인 구현은 성공적인 시스템 완비와 함께 이 글의 처음부터 지속적으로 강조해 온 고객에 대한 철저한 이해와 서비스가 근간이라는 것을 기억한다면 성공에 다가섰다고 할 것이다. 수 십년 전 오랫동안 고객서비스에 대해 오프라인에서 강의를 해 오시던 한 원로께서 최근 필자를 만나, “CRM이 알고 보니 새로울 게 하나도 없더라, 내가 수 십년 전에 강의해 오던 고객서비스, 바로 그 내용이 아니냐. 단지 웹을 통해서 서비스 하는 것이 달라졌을 뿐이다” 라고 언급한 부분을 우리는 깊이 새겨 들어야 할 것이다.

성공 요건 하나 : 명확한 전략 설정이 필요하다.
CRM을 도입하는 목적은 결국 고객만족 극대화를 통한 기업이익 향상에 있다. 고객과 기업이 공생할 수 있는 최적화 방안이 CRM이다. CRM의 성공을 위해서는 명확한 전략 설정이 우선되어야 한다. 기업에 따라 웹사이트의 성격에 따라 산업에 따라 고객군의 특성에 따라 CRM의 전략 설정은 달라져야 한다. 고객유인 및 확보를 위한 초기전략과 고객유지를 위한 적극적인 전략 등을 기초하여 현재의 업무 프로세스와 관행을 과감하게 변화시키려는 노력이 있어야 하며, 이는 단순한 시스템 도입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도입되는 시스템이 전략을 어떻게 반영하여 어떻게 활용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검토와 활용방안 작성이 필요하다. 고객 데이터를 모으는 것이 중요하지 않으며,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더욱 필요하다.

성공 요건 둘 : 전사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반면 각 사업부의 특성을 최대한 반영해야.
CRM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서는 CEO를 비롯한 경영진의 확고한 의지와 관심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CRM 프로젝트는 장기화되거나 대규모로 발전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프로젝트 성공에 지대한 관심과 투자를 할 수 있는 기반여건 조성이 우선적이다. 또한 IT 관련 부서의 적극적 협조와 마케팅 부서원의 고객에 대한 관심과 열망 등이 적절이 아우러져야 한다. 가장 실패하기 쉬운 예가 마케팅 부서원의 협조 없이 IT부서의 일방적인 강행으로 진행되는 경우이다. CRM 시스템 도입과 설계는 IT 협조가 없는 경우 달성하기 어려운 과제이지만, CRM은 시스템이 아니라 고객을 만족시켜 매출을 극대화하겠다는 마케팅전략의 일환이기 때문이다. 또한 데이터는 통합되면 될수록 활용방안이 높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전사적 관점에서 접근하여 데이터 통합에 대한 고민이 필수적이다. 반면 산업과 기업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통합에서 얻는 이점보다는 독특한 고객군을 유지하는 단위 사업부의 특질 상 혼란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각 사업부의 업무 특성을 최대한 고려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인식하여야 한다.

성공 요건 셋 : 기업은 스스로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기업 내부에는 IT부서를 비롯하여 마케팅, 영업, 관리 등 기업활동을 영위하기 위한 필요부서는 빠짐없이 준비되어 있다. 특정 기업활동에 대해서는 기업 스스로 동일 산업 분야에서 최고의 노우하우를 가지고 있어 외부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쉬우나, 특정 산업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관행과 기존의 업무 프로세스를 벗어나기 힘든 경우도 많다. 외부 전문가의 도움으로 객관적인 시각에서 현재 프로세스와 마케팅 관행을 점검하고 대안을 도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외부 전문가의 도움으로 현황을 분석하고 대안을 마련한 후, 우리가 이렇게 고객에 대해서 이해가 부족했던 가를 자성하는 기업고객을 필자는 자주 만나 보았다.

성공 요건 넷 : 한꺼번에 모든 문제가 다 해결되지는 않는다. 단계별 접근이 필요하다.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가장 쉬운 일부터 시작하는 것이 올바른 CRM 접근이라는 언급을 한 바 있다. Front-office와 Back-office 구분을 떠나 가장 쉽게 시작할 수 있는 부분에서 접근하는 것이 옳다. 고객만족을 위해 고객정보를 획득하는 작업 역시 “기존” 고객정보를 수집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어느 기업이나 방대한 데이터를 보관하고 있지만 활용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주변에 활용 가능하고 수집 가능한 데이터 확보에서부터 시작하자. 예를 들어 기업규모가 작다면 서류나 기존의 고객거래정보 등을 이용하여, 영업사원이 파악한 고객정보와 구매관행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작업 역시 기업성과를 올릴 수 있는 부분이다.

성공 요건 다섯 : 성공적인 운영전략과 열정, 관심이 지속적으로 강조되어야 한다.
CRM은 철학이다라고 언급하였다. CRM은 특정 솔루션을 도입하고 성공적으로 구축하였다고 해서 완결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솔루션 구축이 끝이 난 후가 본격적인 CRM을 시작할 수 있는 여건이 준비된 셈이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CRM 도입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검토하지만 CRM 도입 이후에는 어떤 방향으로 활용하고 어느 부서에서 어떤 방향으로 무엇을 위해서라는 체계적인 관리방안과 운영방안에 대한 고민이 많지 않다. CRM은 지속적인 영업활동이지 어느 순간 마무리되는 작업이 아닌 바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운영전략 수립과 임직원의 관심과 열정이 지속적으로 강조될 수 있는 방안을 수립하여야 한다.

성공 요건 여섯 : 결국은 고객의 마음을 확보하는 것이다.
CRM을 고객관계관리라고 번역하지만, 고객과의 관계를 점유하겠다는 의미는 결국 고객의 마음을 확보하겠다는 의미이다. 기업 측면에서 조명하는 고객과의 관계관리와 소비자가 기업으로부터 얻고 싶어하는 관계관리에는 충돌이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기업은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한의 이익을 확보해야 하는 기업활동이 전제되며 소비자는 최소한의 지출로 최대한의 서비스를 받고 싶어하기 때문에 기업과 소비자의 관계관리는 생각만큼 쉽지는 않다. CRM 솔루션과 전략의 많은 부분이 기업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다면 이 전략이 성공적일 것이라고 예측하기는 어렵다. 기업측면에서는 디마케팅(De-marketing)으로 필요한 경우에는 고객을 떨구어 내야 할 경우도 있지만 이는 나머지 우량고객에게는 더 많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지이다. 원론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각론을 진행하라는 충언이다. CRM은 철학이다라고 언급한 부분이 바로 이 원론을 이야기 한 것이며 결국 고객의 마음을 얻지 못한다면 기업의 서비스는 위선으로 비춰지기 쉽다. “고객이 OK할 때까지”라는 광고가 왜 소비자를 붙잡을 수 있었는지 고민해 보자.

연재를 정리하면…
총 6회에 걸쳐 “CRM 내 것으로 만들기” 라는 주제로 연재하였고 독자들은 이 글을 통해서 가장 기본적인 CRM의 이해를 얻을 수 있었다면 만족이다. 지금까지의 글은 CRM의 핵심을 파악하고 CRM의 기본적인 개념과 구분, 구축방법과 전략, 구현사례와 성공요건 등을 언급하였다. 부족한 글을 지금까지 읽어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며 이 글의 결론을 내리겠다. “CRM은 철학이고 그 목적은 고객의 마음을 얻는 것이다”.

* 이영곤, "CRM 내것으로 만들기", SK Magazine, 2001.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