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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맛보기 - 미슐랭도 모르는 유럽의 진짜 음식 이야기 본문

독서후기

유럽 맛보기 - 미슐랭도 모르는 유럽의 진짜 음식 이야기

시칠리아노 2018. 4. 8. 14:30

* 제목 : 유럽 맛보기
* 출판사 : 시공사
* 저자 : 김보연
* 독서기간 : 2018년 4월 6~8일 
* 초판 연월일 : 2010년 8월 25일

* 독서후기

저자가 고생고생해서 유럽의 맛집을 찾아 배운 음식 이야기를 풀어 놓은 책이다. 음식 좋아하고 여행 좋아하고 유럽 좋아하는 내게 필독서처럼 다가온 책이다. 유럽의 진짜 음식 이야기를 풀어놓은 책이 있을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다. 유럽 여행도 어려운데 구석구석의 맛집을 순례하기 위해서 일단 떠나고 보는 사람이 있을까? 그 어려운 걸 저자는 해냈다.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했다. 프랑스, 이태리, 스페인을 쏘다니며 경험하고 인터뷰한 내용을 사진과 함께 풍성하게 담아내었다. 하지만 전체 윤관을 그리기에는 무리가 있다. 맛을 아는 저자가 맛 탐방을 떠나 유명한 혹은 아무도 모르는 맛집을 소개하다 보니 기본기가 풍성하지 않은 독자에게는 그림의 떡에 불과한 정보일 가능성도 높다. 내 경우에도 그랬다. 스페인 곳곳을 여행한 내게 스페인편은 한결 재밌었고 이태리편은 윤곽을 그려내기 쉬웠지만 프랑스편에서는 낫설고 무지한 나만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 책을 사전처럼 보아야 한다. 나는 사전을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한 그런 우를 범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의 열정과 노력에는 경의를 표한다. 그 어려운 걸 해내지 않았는가? 저자가 운영하는 블로그를 방문하면 조금 더 마음이 편해진다. 해상도 높은 큼지막한 사진과 책에 빠져있는 세세한 정보들 덕분이다. 

어쩌면 더 많이 알게 되었을 때 더 재미있는 책이 될 것 같다. 세월이 훌쩍 지나 유럽을 쏘다닌 후에 이 책을 만나면 더 나은 책이 될 것 같다. 저자와 비슷한 눈높이가 되었을 때 이 책은 더 재미있을 것 같다. 저자의 후작인 [유럽의 맛집]에서 이런 독자의 고통을 반영한 흔적이 보인다. 그렇지만 지금 저자의 후작에 도전하고 싶지는 않다. 또 다시 사전 한 권을 통독하는 느낌을 맛보고 싶지는 않다. 다음에 세월이 훌쩍 지난 다음에. 

* 저자소개

11년 전 홀로 파리 땅을 밟았을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유럽 앓이 중이고, 특히 유럽 음식에 대한 사랑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2년을 꼬박 준비해서 유럽 300여 곳의 맛집을 탐방했고, 그것을 만드는 장인들을 찾아 또다시 깡촌까지 누비고 다녔다. 유럽의 맛을 생생히 소개하고 ‘진짜 유럽 음식’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에세이 <유럽 맛보기>를 썼고, 동아일보를 비롯한 각종 매체에 유럽 음식 칼럼을 연재하였다. 지금도 머리로, 입으로, 또 발로 유럽의 맛을 찾아 다니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