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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우나는 JTBC 안 봐요 - 우리 시대의 속 깊은 풍속도 본문

독서후기

우리 사우나는 JTBC 안 봐요 - 우리 시대의 속 깊은 풍속도

시칠리아노 2018. 4. 4. 18:22

* 제목 : 우리 사우나는 JTBC 안 봐요
* 출판사 : 나무옆의자
* 저자 : 박생강
* 독서기간 : 2018년 4월 4일
* 초판 연월일 : 2017년 8월 10일

* 독서후기

다른 독자들도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JTBC는 안 봐요’라는 제목을 보고 처절한 정치 풍자를 기대하며 책을 들었지만 실상은 가벼운 블랙 코메디이다. 그 속에서 통찰을 기대할 수도 있겠으나 그러기에는 너무 갸볍다.

작가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쓴 소설이다. 작가는 자신의 정체성이 많이 들어나지 않도록 글을 쓰는데 주의했다고 고백한다. 소설 속 배경인 사우나의 모습과 사우나에 드나드는 상위 1% 노인들의 이야기를 사실적으로 옮겨내는데 주력한 반면 자신의 자전적 소설이 되지 않도록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 작가는 사우나에서 일한 경험이 충격이었다고 고백하지만 사실 무엇이 그리 충격적인지 이해하기도 쉽지 않다. 

상류층 사회의 구멍이나 우리 시대의 속 깊은 풍속도라는 평은 과하다고 생각한다. 소우주에서 진리를 확인하는 것도 통찰의 방법이겠으나 나와 같은 독자에게는 무리가 아닐까? 그러기에는 더 과하고 더 어이없는 일들이 우리 주변에 너무 흔하게 널려있기 때문이다.

* 저자소개

1977년 북한방송 전파가 종종 흑백텔레비전에 잡히던 경기 파주 금촌에서 태어났다. 2005년 단군신화 설화를 패러디한 호랑아낙을 등장시킨 장편소설 『수상한 식모들』로 제11회 문학동네소설상을 수상하며 본명 박진규로 등단했다. 2014년 장편소설 『나는 빼빼로가 두려워』를 출간하면서 박생강이란 필명으로 문학 활동을 새로이 시작했다. 생강이란 필명은 생강이 몸에 좋다는 어떤 건강 서적의 표지를 서점에서 보고 충동적으로 정했지만, 성자saint와 악당gang의 혼성, ‘생각의 강’ 같은 심오한 의미로 받아들여지기를 은근히 바라고 있다.

대한민국의 한물간 상류층들이 주로 드나드는 멤버십 피트니스 남자 사우나의 사우나 매니저로 잠시 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완성한 장편소설 『우리 사우나는 JTBC 안 봐요』로 2017년 제13회 세계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했다. 2012년부터 최근까지 엔터미디어를 통해 대중문화 칼럼 <소설가 박진규의 옆구리tv>를 연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