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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후기

[독서후기]꿈을 빌려드립니다

시칠리아노 2014. 5. 13. 00:38

* 제목 : 꿈을 빌려드립니다
* 출판사 : 하늘연못
* 저자 :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 독서기간 : 2014년 5월 1~8일
* 초판 연월일 : 1997년 7월 10일 (개정판 1쇄 기준)

* 감상

1997년 개정판 1쇄 기준으로 출간될 당시 국내에 소개되지 않았던 저자의 작품을 선정하여 이 책에 담았다. 노벨상을 수상하기 전에 출간된 첫 작품이라 국내에서는 큰 반향이 일어나지는 않았으나 2001년 개정판 2쇄를 내면서 단숨에 자리를 잡은 의미깊은 책이다. 더우기 이 책은 저자의 단편 소설과 산문을 엮어 내어 저자의 초기 작품 세계를 이해하고자 하는 독자에게도 유용하다.

"어렵거나 혹은 푹 빠져들거나" 둘 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는 저자의 작품세계는 "마술적 사실주의"라는 단어로 요약된다. 환상적 사실주의 혹은 마술적 사실주의라는 매혹적인 단어의 느낌과는 달리 극렬한 사실주의가 작품 곧곧에 드러난다. 작품 속에서 만나는 시대적 상황 혹은 공간적 배경은 독자를 숨막히게 한다. 기득권을 유지하고자 하는 권력층 혹은 공무원 혹은 정신병원 등과의 소통 부재 등을 통해 저자는 말도 안되는 상황을 연출하면서 사실주의를 드러내고 싶어한다.

극렬한 사실주의를 드러내기 위한 저자의 전략은 환상이다. 저자는 "환상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현실과는 전혀 상관없는 것"이라는 사실을 부인한다.

다시 말하면 사전에서 말하는 것과 반대로 상상은 예술가들이 자신들이 살고 있는 현실을 출발점으로 삼아 새로운 현실을 만들어 내는 특별한 능력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게다가 나는 이것만이 가치 있는 유일한 예술창작이라고 믿는다 (pp.221-222)

결국 저자의 생활무대인 카리브해, 콜롬비아, 혹은 중남미를 이해하지 않고는 작품의 재미 - 마술적 사실주의 - 를 앗쌀하게 느끼기는 쉽지 않다. 마술적 사실주의를 이해하지 못하면서 작품을 만나면 많은 독자들은 당혹하게 된다. 저자의 작품이 이해못할 정도로 어렵다는 평은 마술적 사실주의를 환상이라고만 생각하거나 혹은 사실이라고만 생각하는 독자에게서 자주 듣게 된다.

한편 저자의 글은 재미있다. 전체를 이해하면서 작품을 만나게 되면 오히려 독서가 편안해진다. 그의 문체의 핵심은 스토리텔링에 있다. 

미국에서 말하는 [스토리텔링]이 줄거리를 재미있게 엮어 가는 의미를 띄고 있는 것과는 반대로,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스토리텔링]은 할머니가 손자에게 옛날 이야기를 해주듯이 구수하게 엮어 가는 자연스런 서술이다. (p.308)

이 책의 후반부에 함께 엮어 있는 저자의 산문은 앞서 읽었던 단편소설과는 달리 재미가 극대화되어있다. 구수한 이야기꾼의 글솜씨가 독자를 사로잡는다. 이 책이 아니면 도저히 만날 수 없는 내용에서 - 예를 들어 [하늘에서의 사랑] - 저자의 입담과 글담에 감탄하게 된다.

콜롬비아를 떠나 멕시코에 정착하게 된 배경, 글을 쓰게 된 배경 등 저자와 관련된 역사적 다큐멘터리를 함께 접할 수 있는 인터뷰 글과 사료도 이 책에 함께 있어 저자를 이해할 수 있는 귀중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는 독자들 혹은 그와 반대로 저자의 작품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독자들 모두에게 이 책이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 저자소개

콜롬비아 작가. 그는 마술적 사실주의를 전세계에 소개하는 데 큰 공헌을 하였으며, 문학적 성취뿐 아니라 상업적으로도 성공을 거두었다. 많은 문학 평론가들은 가르시아 마르케스를 일컬어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아르호 카르펜티에르, 카를로스 푸엔테스,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훌리오 코르타사르와 함께 20세기 남미의 위대한 작가로 평가하고 있다. 라틴아메리카 문학에서 환상적 사실주의 경향을 주도해 1982년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콜롬비아 마그달레나 주의 작은 도시 아라카타카에서 태어났다. 그의 부모가 바란키야로 이주하게 되자, 어린 가르시아 마르케스는 조부모에 맡겨졌다. 그의 문학 세계 형성에서 어린 시절 조부모에게 받은 영향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후 바란키야로 옮겨 부모와 함께 살다가 바란키야의 기숙 초등학교를 다녔고, 12세에 시파키라의 명문 중고등학교에 장학금을 받고 입학하여 18세까지 공부하였다. 그 후 수도 보고타의 콜롬비아 국립대학교에서 법률과 언론학을 공부했다. (--- 위키디피아)

1948년 저널리스트로서 출발해 시나리오 작가, 저널리스트, 출판업자로 지내다가 1940년대말부터 단편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첫 작품 <낙엽 La hojarasca>에는 그가 즐겨 쓰는 문체의 특징인 리얼리즘과 환상적 구상의 결합이 나타나 있다. <아무도 대령에게 편지를 보내지 않았다 El coronel no tiene quien le escriba>와 단편집 <마마 그란데의 장례식 Los funerals de la Mama Grande>은 'No One Writes to the Colonel and Other Stories'로 영역되었다. 이 즈음 <암흑의 시대 La mala hora>도 발표했다. 그 밖의 주요 작품으로는 <결백한 에렌디라 외>, 연작 소설 <푸른 개의 눈>, <족장의 가을>, <예고된 죽음의 이야기> 등이 있다.

가장 유명한 소설 <백년 동안의 고독>은 마콘도의 역사와 이 마을을 세운 부엔디아 가족을그리고 있는데, 이는 콜롬비아의 실제 역사인 동시에 궁극적으로 인류가 체험하는 신화와 전설을 표현한 것이다. 생애의 대부분을 멕시코와 유럽에서 보냈고 말년은 주로 멕시코시티에서 지냈으며, 림프암으로 투병하다 2014년 4월 향년 87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 책소개

<백년 동안의 고독>의 작가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중단편소설과 산문으로 구성된 작품집. 2001년 국내에 첫 선을 보였고, 출간된 지 5년 만에 개정판이 나왔다. 수록된 아홉 편의 소설들은 마르케스 소설세계의 핵심을 드러낸다. 첫 출간 당시 국내에 소개되지 않았던 작품들 중에서 고른 작품들. 함께 실린 아홉 편의 산문 또한 작가로서 마르케스의 문학관과 상상력의 원천을 밝힌다.